▲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출전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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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나 ‘스타2 WCS’와 같은 국제 e스포츠 대회가 많이 열렸다. 더 이전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여러 종목 선수가 경합하는 WCG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선수들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공식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e스포츠 리그에서는 쓰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e스포츠 선수들도 ‘국가대표’라는 타이틀로 부를 수 있게 됐다. 2018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며 한국에서도 ‘스타크래프트 2’,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로 구성된 ‘e스포츠 국가대표팀’을 내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마루’ 조성주가,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로는 ‘기인’ 김기인, ‘스코어’ 고동빈, ‘피넛’ 한왕호,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이 출격한다. 코치진으로는 최우범 감독과 ‘제파’ 이재민 코치가 자리한다.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는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간 열리며, ‘스타크래프트 2’는 30일에 진행된다. e스포츠 강국, 대한민국 대표로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나선 선수단이 출전을 앞두고 한 자리에 모였다. 8월 21일 서울에스플렉스센터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2018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이 열렸다. 현장에는 선수단 전원이 참석해 중요한 승부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목표는 물론 ‘스타크래프트 2’, ‘리그 오브 레전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선수단을 이끄는 최우범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것이라 많이 부담스럽지만 성적을 책임져야 하는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모두 믿을만한 선수들이라 합을 잘 맞춘다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만큼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국가대표 일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최우범 감독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출전하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 2’ 두 종목이다. ‘스타크래프트 2’는 올해 국내외 주요 리그를 섭렵하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조성주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조성주 역시 금메달 획득을 예상하는 의견에 대해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딱히 라이벌이라 생각하는 선수는 없다. 열심히 준비해 경기를 잘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연 조성주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걸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조성주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강력한 라이벌 중국, 준비만 잘한다면 승산 있다
반면 ‘리그 오브 레전드’는 한국이 강한 것은 맞지만 라이벌이 만만치 않다. 조별 경기 상대로 만나는 중국은 올해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한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여기에 B조에 있는 대만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국가대표팀은 현지에서 진행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 LPL 일정을 미루고, 일찌감치 합숙훈련에 돌입하면서까지 아시안게임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 및 코치진 역시 만만치 않은 적수인데다가 상대적으로 연습 시간도 길었던 중국을 크게 의식하고 있다. 최우범 감독은 “한국의 경우 LCK 시즌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금부터 준비를 잘하면 이길 수 있다고 보고 대만도 할만한 상대라고 생각한다. 조별 경기에서 A조 1위로 올라가면 충분히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선수들 역시 중국 선수들이 잘하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국가대표 주장을 맡은 ‘스코어’ 고동빈은 “중국에 비해 연습 시간이 부족하지만 저희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직접적인 맞수라 할 수 있는 중국 정글러에 대해서는 “굉장히 공격적인 선수인데 나 역시 변수 차단을 잘하는 정글러라 크게 걱정은 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중국도 잘하지만 한국 역시 잘 대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국가대표 주장을 맡고 있는 '스코어' 고동빈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 큰 변수로 통하는 것은 정글러다.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팀은 총 6명이며 이 중 두 명이 정글러다. ‘스코어’ 고동빈과 ‘피넛’ 한왕호다. 정글러를 2명 기용한 이유에 대해 최우범 감독은 “두 정글러가 스타일이 다르기에 경기 상황과 현장 컨디션을 고려해 실전에 기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좀 더 공격적인 ‘피넛’과 상대에 맞춰가는 플레이에 능한 ‘스코어’, 두 정글러가 경기를 풀어내는 열쇠 역할을 잘 해낼지 유심히 지켜볼 부분이다.
1:1 경기인 ‘스타크래프트 2’와 달리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한 팀을 이루는 팀 경기다. 그리고 국가대표에 속한 선수들은 ‘룰러’ 박재혁과 ‘코어장전’ 조용인을 제외하고 모두 다른 팀이다. 따라서 실력과 함께 중요하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팀워크’다. 짧은 기간에 유연하게 움직이는 한 팀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최우범 감독은 “내일(22일)부터 합숙훈련에 돌입하고 24일에 공항으로 함께 이동해 출국할 예정이다. 이동해서도 한국 팀과 연습을 잡아놓은 상황이라 연습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 음식 등 경기 외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지원해주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 한국대표팀 탑과 정글, 왼쪽부터 '스코어' 고동빈, '기인' 김기인, '피넛' 한왕호, 이들은 모두 다른 팀 소속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렇다면 각기 다른 팀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은 함께 연습하며 좀 친해졌을까? 이상혁은 다른 선수들하고 많이 친해졌냐는 질문에 “본래 성격이 친화력이 부족해서 친해지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많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만큼 좀 더 먼저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동빈 역시 “대표팀 중 성격이 무난한 사람은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좀 더 친해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국내 e스포츠에도 중요하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정식체육화'를 향해 본격적으로 달려갈 수 있는 계기임과 동시에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제고할 절호의 기회다. 이상혁 역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전이 결정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e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워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이 호흡을 잘 맞춰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더 긍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지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사상 처음으로 출격하는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표팀이 올해 목표로 한 '금메달 2개'를 목에 걸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때다.
▲ 이상혁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e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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