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손님 없는 여관, ‘하스스톤’ 45위까지 추락

여관에 삼삼오오 둘러 앉아 카드 게임을 즐기는 유쾌한 분위기를 앞세운 ‘하스스톤’, 하지만 떠들썩했던 여관에는 지금 무거운 침묵이 감돌고 있다. 오는 4월 새 확장팩 출시를 앞두고 있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다. 급기야 이번 주에는 근 2년 간 받은 순위 중 가장 낮은 45위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주요 지표도 흐름이 나쁘다. 확장팩에 대한 관심이 상승해야 할 시기이지만 포털 검색량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지난 ‘까마귀의 해’는 ‘하스스톤’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작년에 출시한 확장팩 ‘박사 붐의 폭심만만 프로젝트’와 ‘라스타칸의 대난투’ 카드가 메인 무대라 할 수 있는 정규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며,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혔던 메타 고착화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정규전에서 쓸 수 있는 오리지널 카드가 점점 줄어든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손꼽혔다.

2년 전에는 못해도 20위 중위권을 지키고 있던 ‘하스스톤’이 40위 후반까지 추락한 것은 주력 덱이라 할 수 있는 확장팩이 힘을 쓰지 못한 것이 가장 크다. 여기에 밸런스 패치 과정에서 오리지널 카드에 너프가 집중된다는 의견이 뒤따르며 출시 초기에 앞세웠던 ‘가벼운 한 판’을 기대했던 유저들도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 ‘하스스톤’에 침묵이 감도는 이유로 손꼽힌다.

블리자드에 ‘하스스톤’은 포기할 수 없는 주요 매출원이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떠난 유저를 다시 되돌아오게 해야 한다. 4월 10일 출시를 예고한 새 확장팩에서 그 각오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이름부터 의미심장한 ‘어둠의 반격’은 역대 등장했던 악당들이 총출동한다는 방향을 앞세웠다. 여기에 공개되는 신규 카드에도 기대심을 자극할만한 요소가 곳곳에 있다. 과연 ‘하스스톤’이 다가오는 4월에 대반격에 성공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지난 2월에 홀연히 등장해. 빠르게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간 ‘에이펙스 레전드’, 국내 업계에서 이를 두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이유는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도 되지 않은 게임이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하며 기존 강자에 총부리를 들이댔다는 것이다. 출시 전 열기가 이 정도인데, 그 이후에는 얼마나 강할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출시 효과는 전무했다. 지난 20일에 한국에 상륙한 ‘에이펙스 레전드’는 순위 상승 없이 14위에 머물며 조용한 한 주를 보냈다. 출시 전부터 꾸준히 게임을 즐겨온 국내 게이머들이 많았기에 두드러진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월에 보여준 폭발적인 화력을 생각하면 출시 후 첫 주에 큰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TOP3에 큰 변화가 있었다. ‘오버워치’와 ‘카트라이더’가 ‘로스트아크’를 따돌리고 한 단계씩 순위가 올라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두 게임의 공통점은 e스포츠다. ‘오버워치’는 벤쿠버 타이탄즈의 전승 우승으로 화제에 오른 ‘오버워치 리그’ 스테이지 1 결승이 있었고, ‘카트라이더’는 10년 만의 야외 무대로 부활을 알린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1 결승이 열렸다. 굵직한 이슈가 있었던 두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로스트아크’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어서 중위권에서는 ‘도타 2’가 지난주보다 4단계 하락한 23위에 그쳤다. 최근 모바일게임이 출시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은 유즈맵 ‘오토체스’를 발판으로 삼아 순위를 끌어올렸던 ‘도타 2’에 다시 침체기가 찾아온 셈이다. 아무리 유즈맵이 인기가 좋아도 그 기세가 본 게임에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도타 2’ 입장에서는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을 묘책이 요구되는 때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마비노기’가 하락세를 박차고 올랐다. 지난주보다 7단계 껑충 뛰어 40위에 도달한 것이다. ‘마비노기’는 이번 주에 유저들의 추억을 제대로 저격했다. 그 동안 밀레시안의 귀를 즐겁게 했던 ‘마비노기’ OST를 담은 오케스트라 디지털 앨범을 공개한 것이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악기 소리를 게임 속 악기에도 넣어달라는 요청이 있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