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8일 국내와 글로벌 출시를 앞둔 ‘시노앨리스’를 탄생시킨 요코오 타로 디렉터는 그가 만든 게임만큼이나 독특한 인물이다. 공식 석상에서 항상 탈을 쓰고 등장하며, 괜찮은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돌발발언도 서슴없이 쏟아낸다. 이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5월 30일에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와 인터뷰 현장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기에 예상은 했지만, 언제나 현실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마츠오 료키 수석 크리에이터도 만만치 않은 입담을 자랑했다.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두 사람의 돌발발언을 모아보았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두 사람의 말은 농담임을 알린다.
"예상보다 서비스가 잘 되어서 준비한 엔딩을 보여드릴 수 없게 됐다"
요코오 타로 디렉터에 따르면 ‘시노앨리스’에는 엔딩이 있다. 그는 “소셜 게임은 서비스 기간이 짧아서 어느 정도 진행되면 엔딩을 보여드릴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예상외로 서비스가 잘 되어서 엔딩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엔딩이 어떠한 내용인지는 공개할 수 없지만 서비스 종료가 다가온다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그가 고려하고 있는 부분은 지역별로 서비스가 종료되는 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코오 디렉터는 “특정 지역에서 엔딩이 먼저 풀리면 스포일러가 되지 않나. 그래서 포케라보(개발사)와 이야기 중인 것이 지역별로 엔딩을 다르게 가져가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서비스가 마지막을 향해 간다면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다만 넥슨이 서비스를 하다가 갑자기 접으면 엔딩은 미궁에 빠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스퀘어에닉스와 나는 주종관계다"
동화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요코오 디렉터는 “스퀘어에닉스 후지모토 프로듀서가 앨리스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추진하게 되었다. 제가 프리랜서처럼 일하고 있는데 스퀘어에닉스가 하라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퀘어에닉스와 저의 주종관계가 캐릭터와 작가의 주종관계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스퀘어에닉스에 대한 애증의 관계가 표현되어 있다고 보셔도 된다”라고 전했다. ‘시노앨리스’에 등장하는 동화 주인공은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작가를 되살리려 한다.
"저희 게임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노앨리스’ 일러스트는 일본에서 유명한 지노가 맡았다. 일러스트 작업을 어떻게 진행했냐는 질문에 마츠오 수석 크리에이터는 “기본적으로 위에서 이러한 캐릭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내려오면 이를 무시하고 재미있는 설정을 만들어 지노씨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지노씨는 저희가 전달한 것 중 듣고 싶은 부분만 듣고, 생각대로 만든다. 저희 게임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요코오 디렉터는 “포케라보와 스퀘어에닉스가 이야기하는 것이 수영복 입은 여자 같은 것이기에 저는 여러모로 고려하며 만들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벤트 스토리에는 회사에 대한 유저들의 울분을 담았다"
‘시노앨리스’에는 메인 시나리오 외에도 이벤트 스토리가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 이에 대한 영감을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 마츠오 수석 크리에이터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SNS를 많이 팔로우한다. 유저들이 회사에 대해 느끼는 슬픔, 원망, 분노를 살펴보고 이 분들이 어떻게 하면 위로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작성한다”라고 밝혔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백설공주"
게임 속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에 대해 마츠오 수석 크리에이터는 “개인적으로는 백설공주다. 포케라보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는 회사인데 ‘백설공주’는 가챠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최강의 캐릭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요코오 디렉터는 “기신과 안키라는 두 인형을 좋아한다. 스토리적으로도 양념 역할을 잘해주기에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 두 캐릭터는 성우 녹음을 할 필요가 없어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오카베는 자만하고 있다"
‘시노앨리스’ 배경음악은 ‘니어: 오토마타’로 ‘더 게임 어워드 2017’ 최고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오카베 케이이치가 만들었다. 그와의 ‘시노앨리스’ 음악 작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요코오 디렉터는 “유튜브 링크를 주고 이런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 끝이다.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음악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오카베가 우쭐해졌다는 것이다. 좀 자만하고 있다. 대학 때부터 친구인데 친구 관계를 정리할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어두운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요코오 디렉터는 본인 스스로가 암울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제 게임이 어둡다는 사실을 여러분을 통해 알게 됐다. 보통 게임에서 여주인공하고, 남주인공이 주위를 모두 파괴하고 둘이 키스를 하는 스토리가 더 잔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제 이야기는 다크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모든 남성을 없애면 이 세계는 아름다울 것이다"
요코오 디렉터는 커플브레이커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그는 본인은 커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해명했다. 그는 “저는 커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을 싫어하는 것이다. 시노앨리스에서도 몇몇 남성 캐릭터가 나오는데 언젠가는 죽게 된다”라며 “세계 대부분의 전쟁은 남성이 일으키기에 남성을 없애면 이 세계는 아름다울 것이다. 물론 저를 빼고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상향은 모든 일을 시키면서 살아가는 것"
요코오 디렉터는 기존 인터뷰에서 ‘시노앨리스’를 만들며 젊은이들이 하는 것을 뒤에서 지켜보며 불평이나 했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츠오 수석 크리에이터는 “만화가와 만화가 어시스던트에 가깝다. 요코오 씨가 큰 틀을 주면 구석구석에 필요한 나무 등을 넣는 것이 제 역할이다. 작업을 하다가 연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니 이를 연결하자고 제안하면 그렇게 하자는 식으로 해나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요코오 디렉터는 “만화가가 엄청나게 잘 나가면 그림을 안 그리고 어시스턴트가 그린다. 이상향은 전부 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츠오 수석 크리에이터는 “저도 잘 되어서 어시스턴트를 고용해 그렇게 해야겠다”고 답했고, 요코오 디렉터는 “무한히 계속되는 지옥이 될 것 같다”라며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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