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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업G] 1인 개발 10년 장석규 "도톰치 장르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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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개발, 참 낭만적인 단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팀원과 의견조율이나 불화 없이 오롯이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다. 게임 기획부터 디자인 프로그래밍은 물론 출시와 운영까지 모두 혼자서 한다는 것은 호기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벌써 10년째 1인 개발을 이어온 도톰치게임즈 장석규 대표 역시 마찬가지로 어려운 행보를 이어갔다. 그 동안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하고, 잠시 팀원이 늘어난 적도 있다. 그러나 법인 전환 과정에서 큰 위기를 겪은 적도 있으며, 결국엔 다시 1인 개발로 돌아왔다.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혼자서 개발을 이어오며, 얼마 전에는 무려 '포춘' 시리즈 11번째 작품인 '미스테리 오브 포춘 3'을 출시했다. 게임메카는 지난 31일, 도톰치게임즈 장석규 대표를 만나 그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0년째 1인 개발을 이어온 도톰치게임즈 장석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왔다
▲ 10년째 1인 개발을 이어온 도톰치게임즈 장석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첫 3D 모바일게임을 완성하다

지난 14일, 장석규 대표는 '포춘' 시리즈 11번째 작품인 '미스터리 오브 포춘 3'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출시했다. 2014년과 2016년 출시된 던전탐험 RPG '미스터리 오브 포춘'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며, 장 대표가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처음으로 개발한 풀 3D게임이다. 장 대표는 "10년 전 첫 작품을 출시할 때만 해도 3D 게임을 만들 수 있을거란 생각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톰치게임즈에서 제작한 게임들은 PS4로 출시될 예정이었던 '히어로즈 오브 포춘: 다크니스 라이징'을 제외하면 전부 2D 기반 게임들이었다. "(다크니스 라이징 개발) 당시 게임 개발이 잘 안되서 다시 2D게임으로 회귀했었다"며 "그 때 개발하던 리소스를 가져오고 엔진을 언리얼에서 유니티로 교체해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도톰치게임즈의 첫 풀 3D 모바일게임 '미스테리 오브 포춘 3' (사진제공: 도톰치게임즈)
▲ 도톰치게임즈의 첫 풀 3D 모바일게임 '미스테리 오브 포춘 3' (사진제공: 도톰치게임즈)

그래픽 뿐 아니라 개발 엔진도 교체했으니 힘들었을 법도 한데, 장 대표는 오히려 더 개발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유니티 엔진이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분석 장치와 결제 관련 시스템이 잘 돼 있더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니 개발에 드는 시간이 많이 줄어 재미를 위한 고민에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특히, 스킬 이펙트 관련 리소스가 많아서 좋았다"며 "이를 적극 활용해서 더욱 많은 스킬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하는 순간에도 개발을 하고 싶다

원래 장 대표는 원화가로 게임업계에 입문했었다. 하지만 입사 후 9개월 만에 기획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후 그는 직장생활을 이어가다 2007년부터 개별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며 1일 개발자가 지녀야할 모든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장 대표는 2009년 첫 개발작인 '리버스 오브 포춘'을 시작으로 매년 한 개의 게임을 출시하다시피 했다. 그는 "옛날 제작한 게임 코드를 보면 왜 이렇게 했는지 궁금한 것들이 있다"며 "항상 옛날 코드로 새로 공부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다시 코드를 짜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10년 간 수월하게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엔씨소프트 투자를 받아 외부 인력을 영입했지만 확실한 수입원이 없어 팀 유지에 무리가 온 것이다. 장 대표는 "어느 순간 투자금이 바닥나면서 큰 위기를 겪게 됐다"며 "같이 일하던 분들은 참 좋았는데,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무리가 와서 어쩔 수 없이 규모를 다시 줄이게 됐다"고 말했다.

▲ 장석규 대표는 "투자 압박 없이 직접 게임의 모든 것을 만드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도톰치게임즈)

이후 장 대표는 외부 투자자들의 손을 벌리지 않고 순수 1인 개발자로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자 압박 없이 게임의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직접 정하고 만드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게임 내 어떤 부분이건 내 손을 거치지 않고 출시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성향 상 내가 누구를 리드하는 인물도 아니거니와 온전히 스스로 마무리를 지어야 얻는 것도 많아서 계속 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개발이 재밌다'고 끊임없이 말했다. 장 대표는 "처음 게임을 개발하고 난 이후 정말 뿌듯했다"며 "지금 하는 일도 굉장히 재밌어서 사무실에 앉아서 빨리 개발해야지란 생각 밖에 안든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아이들이 잠든 뒤 개인 시간마저 개발에 사용한다고.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에도 버그 수정할 게 자꾸 생각이 난다"는 그는 "외부활동을 줄인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개발할 것이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도톰치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고 싶다

이렇게 인디게임 개발자로서는 보기 드물게 만족스런 마음가짐으로 1인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 장 대표지만, 1인 개발을 꿈꾸는 개발자들에게는 다소 우려 섞인 충고를 전했다. 무엇보다 돈을 벌기 위해서 1인 개발을 선택한다면 말리고 싶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돈을 생각하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한 장 대표는 "아이가 잠든 틈을 타 새벽에 개발을 하며 꿈을 키웠듯이, 생업과 병행하면서 자기 시간을 투자해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10년이란 시절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도 조심스럽게 공개했다. 그가 이야기한 팁은 '유료 게임'이었다. 도톰치게임즈 작품은 대체로 1,000원 안팎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료 게임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유료 게임은 다운로드 수가 많지 않아도 순위권에 오래 유지되는 편이다"라며 "무료 이벤트를 진행해 다운로드 수를 꾸준히 늘리고 적당 수준의 인앱결제로 수익을 충당하면 된다"고 팁을 전했다.

장석규 대표의 꿈은 '도톰치'라는 게임 장르를 만드는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장석규 대표의 꿈은 '도톰치'라는 게임 장르를 만드는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장 대표의 꿈은 '포춘' 시리즈 세계관을 공유하는 PC MMORPG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마인크래프트 같은 친숙한 분위기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평생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서 그는 도톰치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싶어 한다. "봉준호 감독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봉준호 장르라는 것을 만들지 않았냐"고 말한 그는 "앞으로 20년 더 게임을 만들면서 도톰치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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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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