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가진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장수 게임이 많다는 것이다. ‘바람의나라’부터 시작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등 10년 넘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어릴 때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이제는 성장해서 구매력을 가진 성인이 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게임사업 안에서 생각할 때 인지도 높은 시리즈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좋고, 원작을 바탕으로 게이머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을 새로운 모바일게임을 내기도 유리하다. 그러나 게임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인기 있는 시리즈는 다른 부분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게임을 활용한 캐릭터 상품이다.
넥슨에서 방점을 찍고 있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기존에 넥슨이 선보인 게임 굿즈는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선에 그쳤다. 하지만 앞으로는 게이머를 넘어 대중이 보더라도 ‘사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 정도의 시장성이 있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업계 ‘카카오프렌즈‘와 같은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넥슨 IP사업팀 권용주 팀장은 23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는 게임 서비스에 종속되어서, 게임을 재현하는 것에 그쳤다. 앞으로는 게임 서비스와 별개로 캐릭터 자체가 자생력을 갖고, 사업적으로 대중에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큰 방향으로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 중에도 주목하는 연령대는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20대다. 권용주 팀장은 “예전에 넥슨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대부분 성장해서 20대가 되어 있기에 감성적으로 코드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또한, 20대는 유행을 선도하는 세대이기도 하며, 본인이 즐기는 것을 주변에 알리거나 2차 창작물을 만드는 바이럴에 강하다”라며 “2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면밀하게 보며 넥슨 IP와의 접점을 찾으려 한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언급한 접점은 패션과 디저트다. 권 팀장은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오는 품목 중에 넥슨 IP를 잘 녹일 수 있는 종류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 쪽으로도 많이 생각하고 있고, 디저트 쪽도 주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메이플스토리’나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소재로 한 옷이나 가방, ‘메이플스토리’ 대표 캐릭터로 손꼽히는 ‘핑크빈’이 올라간 마카롱 등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주목하는 시리즈는 ‘메이플스토리’다. 권용주 팀장은 “개인적으로는 ‘핑크빈’과 ‘예티’ 두 캐릭터를 주목하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돌의 정령’도 시장에 먹힐만한 상품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는 동물을 소재로 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넥슨 게임 캐릭터는 동물보다는 상상 속 캐릭터에 가깝다. 이 부분이 다른 상품과 차별화되는 넥슨만의 강점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대중이 좋아할 방향으로 넥슨 캐릭터 다듬는다
앞서 말했듯이 IP사업팀이 새로 추진할 캐릭터 상품은 대중을 겨냥하고 있다. 대중이 좋아할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도 다듬을 필요도 있다. IP사업팀에서 고심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대표 사례는 넥슨하면 떠오르는 ‘다오’와 ‘배찌’다. 권용주 팀장은 “다오와 배찌는 개성이 뚜렷해서 잠재력은 높다고 보지만, 상품 제작에서는 게임 색채가 강한 것이 제약이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IP사업팀에서 주력하는 또 다른 부분은 넥슨 캐릭터를 시장에 먹힐만한 캐릭터로 손질하는 것이다. 권용주 팀장은 “게임 색채를 조금 덜어내기도 해야 하고, 유아적인 부분도 배제할 필요가 있다. 20대들이 넥슨 캐릭터로 만든 옷을 입을 때 어색하지 않은 룩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다.
이 부분에서 짚어볼 부분은 게임을 만드는 개발팀과의 소통이다. 개발팀에서는 게임 캐릭터를 다른 형태로 재해석하는 것을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권 팀장은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주요 IP에 대해서는 게임과 독립된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개발팀과 협의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핑크빈’ 하나로 독자적인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개발팀도 동의하는 식이다”라고 밝혔다.
권 팀장이 강조한 부분은 넥슨 내부에서 캐릭터 사업 자체를 게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넥슨 게임 캐릭터를 시장성 있는 상품으로 다듬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물건을 만들어서 대중에 선보이는 시도를 이어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상품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권용주 팀장은 “목표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네코장(넥슨 게임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마켓)’을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그 결과를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는 식이다”라며 “아울러 20대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다른 브랜드와도 제휴 중이며, 내년 여름 이후에 상품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게이머를 넘어 대중도 깜짝 놀라게 할 기발한 상품이 등장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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