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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MMORPG와 배틀로얄 1+1, A3의 의미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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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3: 스틸얼라이브'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넷마블이 2018년 지스타 현장에서 'A3: 스틸얼라이브(이하 A3)'를 처음 공개할 당시 개발사 이데아게임즈 권민관 대표는 "배틀로얄은 장르가 아닌 게임 콘셉트 그 자체"라고 말했다. MMORPG와 배틀로얄을 마구잡이로 엮은 것이 아니라 새롭게 느껴질 만한 융합 장르를 개척하겠다는 뜻이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미디어 간담회 자리에tj 넷마블 권영식 대표가 "A3는 융합 장르 게임으로서 모바일 MMORPG의 새로운 기준점을 세울 것"이라고 말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 포부는 지난 12일에 출시된 결과물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원작 못지않은 전통적인 방식의 MMORPG와 배틀로얄을 한 게임 내에 완벽하게 양립시키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 심지어 두 파트 모두 각각 다른 게임으로 출시해도 문제없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물론 '융합'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혁신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적어도 훌륭한 시도였고 재밌는 게임이 나온 것은 확실했다.

▲ 'A3: 스틸얼라이브'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배틀로얄과 MMORPG가 한데 모였다

A3는 과거 넷마블에서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서비스했었던 동명의 PC온라인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은 성인용 게임으로 유명했지만, 이번 A3는 12세 이용가로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스코트 캐릭터인 레디안이 등장해 주요 줄거리를 이끌어 간다는 부분이나 등장인물 일부에서 원작의 흔적을 일부 느낄 수 있다. 

A3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MMORPG와 배틀로얄을 각각 같은 분량으로 한 게임에 넣어 놨다는 것이다. MMORPG 파트를 30분 정도 진행하고 나면 배틀로얄 모드가 오픈되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배틀로얄은 하나의 모드나 콘텐츠가 아닌 MMORPG 파트와 맞먹는 또 하나의 게임으로 봐도 무방하며, 실제로 배틀로얄이나 MMORPG 중 하나만 플레이해도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 배틀로얄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MMORPG 파트가 보기 좋게 나뉘어져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만 보면 그냥 두 게임을 같은 이름으로 붙여 놓은 것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게임 내적으로 연결성을 지닌다. 우선 MMORPG를 꾸준히 플레이하며 레벨을 올리면 배틀로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난다. 반대로 배틀로얄을 계속 즐기면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MMORPG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경험치 등을 획득할 수 있다. 배틀로얄의 과금 시스템인 배틀패스를 이용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따로 내놓아도 괜찮을 만큼 풍부한 MMORPG 콘텐츠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MMORPG와 배틀로얄은 각각 별도 게임으로 내놓아도 될 만큼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일단 MMORPG 파트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은 수준 그래픽과 비주얼이다. 모바일 MMORPG는 자동사냥이 주로 쓰이는 만큼 보는 맛이 중요하다. A3는 하이엔드급 그래픽은 아닐지라도 적절한 광원효과를 동반해 최근 출시된 게임들에 비해서 전혀 모자람 없는 그래픽을 자랑한다. 최적화도 훌륭해서 프레임 저하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더불어 모바일 MMORPG로서 갖춰야 할 콘텐츠가 다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매일 클리어해야 하는 요일 던전도 있고, 월드보스나 레이드, 암흑침공 같은 PvE도 있다. 특히, 마을과 필드에서 다른 유저들과 무작위로 전투를 펼치는 PvP 이벤트인 '암흑출몰'도 있다. 이 암흑출몰은 단순히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필드쟁이 아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이벤트고 죽었을 때 손해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하이엔드 그래픽을 자랑하는 다른 게임에 비해서 모자람이 없는 그래픽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비장한 오프닝과 함께 시작되는 암흑출몰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예상과 달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콘텐츠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시원시원한 액션이다. A3는 '디아블로3'나 '패스 오브 엑자일'의 전투만 똑 떼어서 옮겨 놓은 것처럼 밀도 높은 몰이 사냥이 가능하다. 이에 맞춰서 공격 스킬도 한 번에 다수의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범위 공격이 많으며, 타격감도 매우 뛰어난 편이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최대 8개나 되기 때문에 자신만의 액션 콤보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액션에 많은 투자가 있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수집형 RPG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스템도 있다. 펫을 대신하는 기능인 '소울링커'가 그것이다. 소울링커는 단순히 부차적인 장비가 아니라 엄청난 노력으로 육성을 해야 하는 녀석이다. 최대 세 개의 소울링커를 데리고 다닐 수 있으며, 전투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플레이어를 도와준다. 퀘스트에 어떤 소울링커를 들고 가느냐에 따라서 클리어 여부가 결정되기도 할 만큼 게임 진행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메인 캐릭터 못지않게 장비도 맞추고 합성을 통해 등급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템 파밍의 깊이가 얕은 A3에서 지속적으로 MMORPG 파트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시원시원한 액션이 특히 볼만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소울링커는 보기와는 달리 MMORPG 파트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모바일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배틀로얄

배틀로얄 또한 상당히 재미있다. 일단 쿼터뷰라는 한정된 구조에서 배틀로얄의 핵심 요소를 잘 결합한 것이 눈에 띈다. 어둠이란 이름의 전장의 안개로 시야를 제한한 부분은 모바일 환경과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으며, 적을 죽이고 얻은 경험치와 장비로 강해지고, 구역을 나뉘어서 계속 좁은 곳에서 싸우게 만드는 것 등 전반적으로 배틀로얄의 문법을 보기 좋게 변주했다. 플레이하면서 불합리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었을 정도다.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무기다. A3 배틀로얄 모드에선 활이나 창 외에도 낫이나 검, 도끼 등이 검기나 충격파를 발산하는 방식으로 원거리 공격을 펼친다. 각각 공격 범위나 속도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어떤 무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가령 활 같은 투척 무기는 적 발걸음 소리와 경고표시를 이용해 시야 밖에서 저격하는 플레이가 유효하며, 낫 처럼 사정거리가 짧은 무기는 은신과 흡혈 스킬로 적에게 몰래 접근해 암살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무기별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8개지만 고를 수 있는 스킬은 4개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만의 빌드를 고민하고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다양한 형태의 무기를 MMORPG 파트에서 해금해서 쓸 수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무기에 따라 자기 만의 스킬을 만들 수도 있고 작전을 달리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순간적으로 피해를 경감시켜주는 주문서나 투명 망토, 체력 회복 물약 등 소비용 아이템이 장비 못지않게 쓸모가 있다보니 아이템 활용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게임 양상을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는 부분에서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물론, 배틀로얄 파트는 대규모 전투와 몰이 사냥이 벌어지는 MMORPG 파트에 비하면 액션 면에서 다소 심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MMORPG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MMORPG가 시원시원한 액션에 집중했다면 배틀로얄은 극한의 긴장감으로 상반된 느낌을 준 셈이다. 짐짓 엮이기 어색한 두 장르가 양립하는 게임이지만 서로의 재미를 침범하지 않게 구성한 치밀함이 돋보이는 완급 조절이다.

▲ MMORPG와는 달리 긴장감에서 오는 재미가 뛰어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혁신적이라고 할만한 융합까지는 아니었다

A3 MMORPG와 배틀로얄 파트는 둘 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단점을 고르라면 두 파트의 연계가 예고했던 것만큼 깊지는 않다는 것이다. 각 파트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배틀로얄을 위해서 반드시 MMORPG를 플레이해야 한다거나 반대의 경우가 필요하지는 않다. 때문에 MMORPG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MMORPG만, 배틀로얄 하는 사람들은 배틀로얄만 하게 된다.

MMORPG만 놓고 보면 A3만의 특징이나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 솔직히 UI나 캐릭터 이름, 그 밖에 약간의 비주얼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다른 모바일게임과 크게 다른 부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원작 A3와의 연관성을 레디안을 통해서 계속 주지시키고 있지만, 그냥 평범한 NPC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며, 하드코어를 내세운 것 치고는 본격적인 분쟁도 90레벨이 넘어서 시작하다 보니 A3만의 특징을 찾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 이 게임만의 특징을 찾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실 우승한다고 해서 MMORPG 파트의 캐릭터 성장이 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실 우승한다고 해서 MMORPG 파트의 캐릭터 성장이 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외에도 소울링커 뽑기의 극악한 확률은 소과금 유저 입장에선 놀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최고 등급의 소울링커가 일반적인 뽑기에서 등장할 확률이 0.0009% 밖에 안된다. 사실 이 게임은 장비가 깨질 걱정도 없고 파밍의 부담이 상당히 적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그 장점을 소울링커 뽑기의 낮은 확률이 깎아 먹는 느낌이 들 정도다.  

A3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융합이 시도되기를

A3의 시도는 실험적이었다. 높은 완성도를 지닌 두 게임을 하나의 게임인 양 보이게 만들려 했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와 별개로 넷마블의 이런 과감한 시도는 참으로 반갑다. 제목을 지우고 보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똑같은 형태의 MMORPG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도전의식이 새로운 유행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3를 기점으로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게임이 더욱 많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A3를 계기로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모바일게임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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