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오늘 성지순례는 정말 오래간만에 부산으로 떠나봤습니다. 수도권과 달리, 부산에는 게임센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신 각각의 규모가 상당히 큰 편으로, 소수의 대형 게임센터가 아케이드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구조입니다. 그 중 현재 가장 마니아 유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게임센터는, 경성대에 위치한 ‘게임 디(GAME D)’ 라는 매장입니다. 성지순례에서도 3년 전에 한 번 소개해드린 바 있죠. 이 게임디에서 최근 다른 지역에 있는 게임센터를 인수해 지점으로 새로 리뉴얼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오늘 찾은 곳은 경성대와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부산의 또 다른 번화가, 남포동과 광복동 일대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무대가 되기도 한 곳으로, 남포동 CGV 근방엔 예전부터 ‘헐리우드’ 라는 꽤 오래 된 게임센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게임 디에서 이 헐리우드 게임센터를 인수하며 ‘게임 디 남포동점’으로 리뉴얼했습니다.
과거 헐리우드 흔적이 남아있는 간판 아래엔 새롭게 오렌지색 ‘게임 디’ 간판이 새로 달렸습니다. 매장 앞에는 다른 게임센터와 마찬가지로 펀치머신 계열 기기 네 종류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네요.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인형뽑기 크레인 게임기.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크레인 게임기는 게임센터 매출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적이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아직 완전히 사라지진 않고 게임센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요.
출입문 왼편엔 두더지 게임과 농구대 다섯 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남포동 번화가 큰길목에 위치해있는 곳이니만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말이나 저녁 시간대엔 나름대로의 붐빌 것 같네요.
게임디 경성대 본점도 그렇지만, 남포점에는 국내 다른 게임센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주 귀한 게임이 한 대 있습니다. 바로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라는 키넥트를 이용한 코나미의 댄스 게임입니다. 지난 2012년 발매되어 2016년까지 서비스를 지속했던 이 게임은 한때 한국에도 인컴 테스트가 진행되었지만, 정발이 불발되어 국내에선 공식적으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기기 두 대가 게임디를 통해 정식 수입돼, 경성대 본점과 남포동점 두 매장에 설치돼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행이 많은 출입문 근처에 설치해놓은 것은 희귀한 기기를 위한 배치라고 봐도 되겠죠?
댄스 에볼루션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는 출입문 근방에는 댄스 게임 구역이 있습니다. 업소용 대형 선풍기와 함께 댄스 러쉬 스타덤, 댄스 댄스 레볼루션, 그리고 펌프 잇 업 최신작 XX와 전작인 프라임2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특히 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경우 이전까진 부산에 서면 삼보 게임랜드와 경성대 게임디 단 두 군데에만 존재했는데, 이번에 남포동 게임디에 한 대 추가되면서 세 대로 늘어났습니다. 부산 지역, 특히 남포동 근방 마니아들에겐 희소식입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각종 체감형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건슈팅 게임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시리즈 최신작 ‘하우스 오브 더 데드스칼렛 던’이 눈에 띄는군요. 공포스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기기 외관이, 게임을 즐기지 않았음에도 오싹하게 만드는 듯 합니다. 그 왼편엔 퍼즐 크래프트라든가 볼링 챔프 같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체감형 게임도 있습니다.
방문 당시엔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장이 완벽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기기를 설치해 놓았음에도 가동을 하지 않는 기계가 몇 개씩 보였는데요, 지금은 기기 정비를 마치고 대부분의 기기들이 정상 가동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포 게임 다크 이스케이프 3D, 그리고 그 앞에는 넓은 공간이 확보된 채 에어하키 두 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공간 확보를 넓게 해 놓은 점이 마음에 드는군요.
대만 IGS에서 개발한 바이크 레이싱게임인 스피드 라이더 시리즈 신작, ‘스피드 라이더 3DX’입니다. 기존의 기기도 굉장한 존재감을 내뿜을 정도로 화려한데, 그보다 더 커다랗고 화려한 외관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쳐다보더군요.
어느 게임센터를 가나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렛츠 고 정글과 이니셜D 버전 8이 서로 등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눈에 잘 띄는 곳보다는 살짝 안쪽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이 게임들도 이제 슬슬 주류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방문 당시엔 완전히 매장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마리오카트를 비롯한 몇몇 게임들은 정식 가동을 하지 않고 일단 위치만 잡아 놓은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기기들이 다 자리를 잡고 가동 중이겠죠?
매장 안쪽의 또 다른 건슈팅 게임 존. 트랜스포머와 함께 더 하우스 오브 더 데드 4, 타임 크라이시스 5가 있습니다. 그 뒤로는 철권을 비롯한 스틱형 게임들이 보이고, 비시바시 신작 ‘비시바시 채널’도 볼 수 있습니다.
캐주얼 게임 코너에는 틀린그림찾기와 함께 현재 대한민국 아케이드 게임장 대부분에 설치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더 비시바시’, 후속작인 ‘비시바시 채널’ 등이 있습니다. 최신작답게 기기 외형은 비시바시 채널이 더 화려하고 기기도 육중하긴 합니다만, 설치되어 있는 매장이 많지 않아 아직 한국에선 전작 더 비시바시가 인기가 더 많은 편이지요.
리듬게임 코너는 매장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앉아서 대기할 수 있는 벤치를 중심으로 ㄷ자 모양으로 기기들이 정렬돼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운드 볼텍스와 유비트 네 대. 기기 사이 간격이 충분히 확보돼 있습니다.
비트매니아 2DX는 두 대인데, 오른쪽은 유니아나를 통해 정식 발매된 최신작, 왼쪽은 직수입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구 버전입니다. 구 버전 기기 상단 간판엔 18번째 ‘리조트앤섬’ 간판이 달려 있긴 합니다만, 하단에 진동발판이 없는 등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라 정확히 어떤 버전이 돌아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게임 디 남포동점은 경성대점과 마찬가지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 카드를 따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게임 카드 충전 시 보너스가 주어져 현금보다 더 경제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카드는 남포동 지점과 경성대 본점 양쪽에서 동시에 사용 가능합니다. 카드 충전기 왼편으로는 팝픈뮤직과 함께 드럼매니아가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추후 팝픈뮤직은 한 대가 더 늘어 두 대가 되었다는군요.
매장 내 체감형 놀이기구로 범퍼카가 존재합니다. 이용요금은 3,000원이며, 이용시간은 3분입니다. 요즘은 이렇게 게임센터 내 놀이기구를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요, 어트렉션 문화가 게임센터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과정이라 봅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 하면 단연 디스코 팡팡이 있었지요.
동전교환기 뒷편으로 펼쳐진 이 곳은 격투게임 위주의 스틱형 게임 존. 비록 지금은 인기가 크게 떨어져 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철권 아케이드 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철권 기기엔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걸 생각하면 조금은 쓸쓸하게 느껴지는 풍경. 그 왼편으로는 EZ2AC도 보입니다.
물론 철권 외에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많습니다. 왼쪽의 하얀 기기는 처음 보는 박스인데, 기존 게임기에 비해 크기가 작고 단순한 외관이라 협소한 곳에 놓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비디오 게임 박스의 외형도 이렇게 달라져 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매장 가장 안쪽에는 반 층 정도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이 위에는 코인 노래방이 가득합니다. 수도권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코인 노래방 이용이 제한됐는데, 당시 부산 지역은 오픈돼 있었습니다. 물론 노래방 시설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또 실제 감염 사례가 있으니만큼 이용 시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게임디 남포동점을 둘러봤습니다. 3개 층 전체를 게임센터로 활용하는 본점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게임센터와 비교하면 상당히 넓고 쾌적한 공간을 자랑합니다. 게임기 배열 및 동선 배치도 편리하고, 메인 통로가 넓어 이동 시 큰 불편이 없는 것도 장점입니다. 과거 헐리우드 시절엔 쇠락해가는 게임센터 느낌이 강했는데, 그 시절 모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게임디 남포동점이 생기며, 남포동 일대에서도 고품질 아케이드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게임센터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규모나 라인업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었거든요. 아무쪼록 본점 못지않게 꾸준히 발전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성지순례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게임디 남포동점 근처 맛집 1.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한 부산 대표빵집, 비엔씨
부산 남포동, 광복동 일대엔 부산에서 40여년 간 영업한 오래된 빵집의 본점이 있습니다. 바로 ‘비엔씨’인데요,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한 사라다빵을 대표메뉴로 판매하는 제과점이죠. 부산역과 해운대를 비롯하여 롯데백화점 광복점 안에도 지점을 낼 정도로 부산을 대표하는 빵집이기도 합니다.
비엔씨의 간판메뉴는 단연 빵 안에 감자샐러드를 잔뜩 채워넣은 사라다빵, 달콤한 팥을 듬뿍 넣고 구운 파이만쥬입니다. 사라다빵은 꽉 찬 속만큼이나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고, 파이만쥬 또한 커피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파이만쥬는 8개들이 선물세트로도 인기가 좋으니 선물용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대표메뉴: 사라다빵 4,500원, 파이만쥬 1,700원, 치즈퐁듀만쥬 1,700원
게임디 남포동점 근처 맛집 2. 물 없이 무의 수분으로만 만드는, 이가네 3대천왕 떡볶이
남포동 일대는 부산에서 가장 큰 시장인 국제시장,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부평시장, 깡통시장 등이 한 곳에 몰려있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큰 남대문시장이나 광장시장 등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죠. 그 중 부평시장 안에 위치한 ‘이가네 3대천왕 떡볶이’는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소 중 하나인데요, 신기하게도 떡볶이를 조리할 때 물을 하나도 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 대신 큼직한 무를 집어넣어,그 무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수분으로 떡볶이를 조리하는 것이죠.
특제 비법으로 만든 고추장 소스와 함께 푹 끓인 쫄깃한 쌀떡볶이는 무에서 나온 자연스럽고 고급스런 단맛과 적당한 매콤함을 느낄 수 있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쌀떡 개수로 가격을 매기는 부산 떡볶이의 진수를 한 번 맛보고 싶으시면 추천합니다.
대표메뉴: 떡볶이 3개 2,000원, 5개 3,000원, 오뎅 3개 2,000원
게임디 남포동점 근처 맛집 3. 새콤한 국물에 말아먹는, 할매가야밀면
부산 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는 밀면입니다. 남포동 일대엔 ‘할매가야밀면’이라는 꽤 유명한 밀면집이 있는데요, 살얼음 동동 뜬 육수에 돌돌 말린 면과 양념장을 살짝 비벼먹으면 냉면과는 다른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이 모자란 분은 곱빼기를 시키면 단돈 천원 추가로 양이 두 배가 되죠. 필자가 추천하는 밀면은 단연 시원한 육수와 함께 하는 물밀면입니다.
대표메뉴: 밀면/비빔면 6,000원(곱빼기 1,000원 추가), 만두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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