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러고 보니 기자가 어렸을 적 일화가 생각난다. 어버이날을 맞아 착한 일을 하겠다며 아버지의 등산모를 손빨래하기 위해 화장실로 가져갔다. 물에 담근 후 샴푸, 린스, 물비누 등 화장실에 있는 온갖 액체들을 뿌려 가며 열심히 빨았다. 문제는 그 와중에 청소용 락스도 넣었다는 것. 결국 그 모자는 색이 얼룩덜룩 빠져 폐기처분 됐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어긋난 효심이었다.
게임 캐릭터 중에도 이런 어긋난 효심을 지닌 이들이 있다. 분명 캐릭터 자체는 효를 행하는 것 같긴 한데, 하는 행동들을 보면 뭔가 많이 어긋난 느낌이다. 오늘 [순정남]은 어버이날을 맞아, 이렇게 효도하면 안 된다는 반면교사 ‘어긋난 효자들’을 모아 봤다.
TOP 5. 이마와노 효(사립 저스티스 학원), 아버지 유언을 지키기 위해 세계정복
예로부터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은 효의 기본이라 하였다. 특히나 그 말씀이 유언이라면?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서라도 완수하는 것이 부모에 대한 마지막 효도라 할 수 있겠다. 사립 저스티스 학원의 최종보스 이마와노 효는 부모의 유언을 잘 지킨 효자다. 당장에 이름부터가 ‘효’ 아닌가.
다만, 그 아버지의 유언이란 게 세계를 정복하라는 흔하디 흔한 삼류 악당 목표라는 게 문제다. 심지어 그 아버지라는 작자는 아들이 유언을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해 효의 보검에 사념 형태로 깃들기까지 했다. 결국 효는 세계정복을 위해 우수한 학생들을 납치하고 교사를 세뇌시키며 세력을 불리다 패배했고, ‘불타라 저스티스 학원’에 이르러서는 사망하고 만다. 효도 좋지만, 유언도 선을 지켜가며 지키도록 하자.
TOP 4. 리리 로슈포르(철권), 효녀라더니 집 나와서 뭐 하는 거야?
철권 5 DR에서 처음 등장한 부잣집 아가씨 리리 로슈포르. 그녀는 거대 석유회사 회장의 외동딸로, 미시마 가문을 비롯해 콩가루 집안 많은 것으로 유명한 철권에서 몇 안 되는 화목한 가정 출신이다. 배경 스토리만 봐도 처음엔 그저 자신의 격투 실력을 테스트 하고자 철권 대회에 출전했지만, 철권 6에서는 미시마 재벌의 횡포에 의해 부도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회사와 과로로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대회에 나섰다. 그야말로 효심 가득한 효녀다.
그런데, 리리의 이후 행보를 보면 이게 효도 맞나 싶을 정도다. 딱히 미시마 재벌의 횡포가 그친 것 같지도 않은데, 아스카와 라이벌 의식만 불태우며 격투광 겸 철 없는 부잣집 아가씨 행보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회사 사정도 어려운데 하나 있는 딸내미는 제멋대로 가출해서 대회에 출전하고 심지어 일본에 눌러앉기까지 하는 걸 바라보는 아빠의 심정은 어떨까?
TOP 3. 토도 카스미(용호의 권), 아빠찾아 삼만리 중인 민폐녀
행방불명 된 아버지를 찾아 수 년째 전국, 아니 전세계를 떠돌아 다니는 딸이 있다? 설정부터 효녀 그 자체인 용호의 권 출신 토도 카스미 얘기다. 아버지인 토도 류하쿠는 용호의 권 1에 출전해 CPU 1번 타자로 신명나게 두들겨 맞고 자취를 감췄다. 간혹 다른 게임 배경에 조그맣게 나온다는 목격담이 있을 뿐. 결국 카스미는 영어 한 마디 잘 못 하면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아 다니기 시작한다.
카스미가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정성은 갸륵하지만, 그 방법이 다소 직선적이고 과격해 주변에 민폐를 끼치곤 한다. 일단 만나는 사람마다 아버지의 행방을 묻고 보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상황을 재해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캡콤 vs SNK에서는 뱀파이어인 데미트리를 만나 “아버지 어디 있는 지 알… 어라? 흡혈귀? 설마, 아버지가 너에게 당해 좀비가 된 건가? 용서치 않겠다!” 라는 해괴망측한 사고방식으로 싸움을 건다. 가만 놔둬도 잘 살고 계신 아버지는 이제 그만 놔 드리길 간곡히 권한다.
TOP 2. 크라우스 알바트로(레이튼 교수와 최후의 시간여행), 복수는 당사자에게만 해
사서오경 중 예기에는 “아버지의 원수와는 같이 하늘을 이고 있을 수 없다”는 구절이 있다. 이를 잘 실천한 사람 중 하나가 레이튼 교수와 최후의 시간여행 게임 속 최종 보스인 크라우스 알바트로다. 그는 근처 실험실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대부호의 양자로 들어가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이후 폭발 사고가 일어나고 은폐된 이유가 정부 고관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막대한 자본으로 복수를 꿈꾼다.
부모님의 복수를 하는 것까진 이해하겠지만, 그것을 대파괴라는 식으로 구현하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과학자들을 모아 거대 요새를 만들어 런던을 파괴하려 하는데, 천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사는 대도시를 전부 없애려 하다니 보통 삐뚤어진 게 아니다. 그의 숨겨진 정체까진 거대 스포일러니 굳이 말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레이튼 교수의 활약에 의해 그의 잘못된 복수는 종말을 맞이한다. 크라우스 씨~ 다음엔 타깃만 골라서 복수 하세요~
TOP 1. 애비 앤더슨(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그냥… 복수 하지 마…
앞서 크라우스 알바트로에게 타깃형 복수를 권했지만, 그것을 실천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민폐를 끼친 캐릭터가 있다. 바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애비다. 그녀는 아버지를 죽인 조엘을 찾아다니다 우연히 조엘을 만나게 되고, 마침내 조엘을 해치워 복수하는 데 성공한다. 유교적 관점에서 봤을 때 애비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효녀다.
그러나, 이 복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뭐 증오의 연쇄가 어쩌고, 애비 아버지가 엘리를 죽이려 했던 매드 사이언티스트니 뭐니 하는 말은 집어치우자. 애비의 복수 때문에 2020년 최고 기대작이었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는 스토리 측면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 했고, 최대 GOTY 수상작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GOTY 에디션도 나오지 않는 게임이 되었다. 애비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겠지만, 그 복수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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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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