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엘든 링이 출시를 2주 정도 앞두고 있다. 엘든 링은 출시 전,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4시간 가량의 시연회를 진행했는데, 샐러드만 먹으면 더 배가 고프듯 게임에 대한 궁금증이 더더욱 샘솟았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프롬소프트웨어의 야스히로 키타오 마케팅 매니저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시연 버전을 보니 전체 맵이 직사각형이었다. 이것이 전체 맵인가?
처음 보이는 맵이 전체는 아니며, 점점 넓어진다. 지도 조각을 입수하면 지도가 확장되는 형태다.
Q. 포토 모드를 원하는 팬들이 많은데, 도입될 가능성이 있나?
모든 개발 리소스를 게임을 만드는 데 사용해서, 포토 모드는 만들지 못했다.
Q.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영체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성장인가?
영체가 무기를 들거나 속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템을 적에게 던지면 적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게 하는 식으로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다. 영체를 성장시키는 소재는 따로 있는데, 이벤트에 따라서 새로운 영체를 해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Q. 기존 소울 시리즈에 비해 패링의 난이도가 올라간 점이 느껴졌다. 대신 방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는데, 소울 시리즈와 미묘하게 다른 전투 시스템을 구현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패링을 일부러 어렵게 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구르기를 활용해 피해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엘든 링은 구르기에 점프까지 활용할 수 있어 회피 액션이 많아졌다. 이 밖에도 방패를 써서 재밌게 즐겼으면 해서 가드 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패링을 더 어렵게 만들진 않았다.
Q. 구르기를 추적하는 공격들이 많아져서 피하는 게 쉽지 않더라. 구르기의 의존도가 높았던 소울 시리즈의 특징을 파훼하기 위한 것인가?
구르기를 약화시키거나 하는 기능적 조정을 하진 않았다. 재미를 확장시킨다는 관점에서 적의 성능을 더 다양화시키고 공격 모션을 보이는 것보다 천천히 들어가는 식으로 엇박을 줘서 난이도 조절을 한 결과다. 다시 말하지만 구르기 성능을 약화하진 않았다.
Q. 초반부에 어려운 지역으로 가는 함정이 있더라. 의도한 것인지?
버그가 아니라, 의도한 것이 맞다. 일부러 초반부터 후반부로 갑자기 넘어갈 수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함정의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만, 스피드런을 의식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이를 스피드런에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개발진 입장에선 발매 후 플레이어들이 이 함정을 사용하는 것을 보며 놀라고 싶긴 하다.
Q. 원탁 부분은 일반 필드와 달리 분리된 곳인가?
맞다. 과거 다른 작품에선 비슷한 공간에서 NPC를 죽이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건 안 된다.
Q. 게임 내에서 그림을 모을 수 있던데, 이걸로 원탁을 꾸민다거나 하는 다른 기능이 있는지?
그림은 특정 장소에 대한 힌트의 기능을 한다.
Q. 크래프팅으로 성배병 외에 다른 회복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가? 그 외엔 어떤 특별한 소모품이 있는지 궁금하다.
크래프팅으로 회복 아이템은 만들 수 없다. 모험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령, 화살이 떨어졌을 때 상점에 갈 필요 없이 즉석에서 들어 사용하는 식이다. 회복 아이템을 만들 수 없게 한 이유는 난이도 밸런스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다. 회복 아이템을 마음껏 먹으면서 싸우게 되면 의도한 전투를 할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대신 무리지어 있는 적들을 쓰러뜨리면 성배병을 보충할 수 있게 했다.
Q.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경우 최종 보스로 직행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 게임도 그렇게 비선형적인 진행이 가능한가?
그렇게까진 안 되지만, 지역 이동을 최대한 자유롭게 만드는 것을 중점으로 두긴 했다.
Q. 마상 전투를 후반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마상 전투만의 콘텐츠도 있는가?
후반부에도 던전이나 보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외에 지역에서는 후반까지도 마상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말을 타던 안 타던 모든 진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마상 전투로 깨면 편하거나 재밌게 느껴질 만한 요소는 확실히 있다고 느꼈다.
Q. 총 몇 명의 필드 보스가 등장하는지?
필드에 따라 다른데, 각 필드 별로 세 개에서 다섯 개 정도 존재한다.
Q. 영마의 능력치를 향상시켜 주는 성장 루트가 있는가?
영마 자체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영마를 타고 쓸 수 있는 무기나 마법은 후반으로 갈수록 다채로워진다.
Q. 엘든 링 역시 기존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들처럼 내러티브가 파편화되어 있다. 축복의 인도를 따라 메인 루트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로 세계관의 어느 정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가?
다른 소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메인 루트만으로 명확하게 스토리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메인 루트를 진행하는 것만으로 스토리를 정확히 몇 퍼센트 정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여러 정보를 추합해서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정보를 모았음에도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엘든 링이 보여주고픈 이야기와 주제는 무엇인가?
넓은 세계에서 수많은 수수께끼를 풀고 NPC를 만나는 등 다양한 모험을 즐겨줬으면 좋겠다. 스토리 측면에선 캐릭터들의 의지가 프롬 소프트웨어의 다른 게임들보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단적으로 말해서 플레이어가 모르는 곳에 와서 위기에 빠지고 거기에 대항하는 단순한 스토리가 예전의 소울 시리즈라면, 이번 작품에선 자신의 의사 표현이 확실한 멜리나 같은 캐릭터나 배경 설정이 방대하고 말도 많이 하는 보스 등이 등장한다.
Q. PS5 듀얼 센스 기능은 얼마나 사용하는가?
햅틱 진동은 지원하지만, 적응형 트리거는 지원하지 않는다.
Q. 세키로는 본편으로 끝냈는데, 출시 후 추가적으로 콘텐츠를 내는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
엘든 링의 확장에 대해선 아직 검토하기 전이다. 사실, 발매 직전까지 본편 개발에 집중하느라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하지 못했다.
Q. 그간 프롬 소프트웨어의 액션 RPG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게임이 될 거라 생각된다. 오픈월드와 전투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게임 문법적으로 접근한 노력이 있다면?
다크 소울과 블러드본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우리가 만든 게임을 어떻게든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대중적으로 즐기기에 좋은 점과 재밌는 점을 먼저 고려했고, 그걸 우리 게임에 적용해보자고 생각했다. 그 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타사의 오픈월드 게임을 여러모로 참고했는데, 적과 숨겨진 요소 등의 배치에 대해 굉장히 많이 검토했다. 특히 이번엔 점프가 들어갔으니 이걸 레벨 디자인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생각했다.
Q. 세계관과 더불어 엘든 링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조지 R.R 마틴이 직접 디자인했는데, 그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많이 시너지를 발휘한 부분은 무엇인가?
정확히 말씀을 드리자면 조지가 제공해준 부분은 게임에 등장하는 틈새의 땅이 어땠는지, 엘든 링은 무엇이며 데미갓이 예전에 어떤 영웅인지에 대한 글이었다. 덕분에 보스들이 인간미가 있는, 자기만의 생각과 의지를 잘 담고 있는 캐릭터로 완성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조지 R.R. 마틴이 게임을 직접 감수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텍스트로 설정을 보내준 뒤 자유롭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플레이어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세키로 발매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한국 팬들이 굉장히 열정적이고 우리 게임을 많이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 작품도 재밌게 즐겨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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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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