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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사우디 왕자의 남다른 쇼핑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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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코스닥 상장사 SNK 인수였습니다. SNK가 PIF 설립자인 왕세자의 개인 자회사에 편입되면서 자진 상장폐지에 돌입한 것이죠. 그 다음은 엔씨소프트였습니다. PIF가 지난 2월부터 엔씨소프트 지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매입, 현재는 2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이번 주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에도 손길이 뻗쳤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꾸준히 넥슨 주식을 매입해 엔씨소프트와 마찬가지로 2대 주주로 올랐습니다. PIF가 3N 중 두 개 기업의 2대 주주가 된 것이죠.

자산규모 600조가 넘는 글로벌 투자사가 국내 게임사에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징조입니다. 이 투자를 발판 삼아 중동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중국을 대체할 신흥시장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렇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우디 자본이 국내 게임사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시장 진출에 실패한다면 결국 속 빈 강정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0년대 중반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을 때도 처음엔 비슷한 반응이었으나, 오랜 기간 중국이 판호를 내주지 않음에 따라 그 효과도 시들해진 상황입니다. 

이 소식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반신반의입니다. "오일머니가 운영에 관여하면, 과금도 좀 바뀌는 건가?", "오일머니가 들어오는 건 좋은데,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면 독이 될 것", "벌써 두 개 회사의 2대 주주라니, 이건 좀 위험한 거 아닌가?" 등의 의견이 그것입니다. 한 유저는 "단순 물타기 정도라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투자 의도가 명확하지 않기에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오일머니에 휘둘리지 않고 주도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조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대규모 해외 자본 유입은 분명 호재입니다. 한국 게임의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생각하니 감흥이 남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입의 목적이 불분명한 현 상황에선 좀 더 숨을 죽이고 조심스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재가 호재로만 남기 위해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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