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판교에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아마도 판교 테크노밸리 사상 최초가 아닐까 예상되는 '마차 행진'이 있었거든요. 얼핏 보면 "무슨 축제가 열리고 있는 건가요?" 라고 묻고 싶지만, 축제가 아니라 항의였습니다. 한국 우마무스메 서비스에 대한 유저 불만을 모아 마차에 달고 달린 '마차시위'말이죠.
시위 원인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일본 서비스와 비교해 재화나 아이템 기한 등의 차별이 존재해 유저 불만이 쌓이고 있던 와중, 이벤트가 코앞에 닥쳐서야 공지사항이 올라오거나 핍업 교환 마지막 날 점검을 진행하는 등 운영 관련 사태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여기에 불만을 잠재울 소통 창구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트럭시위 얘기가 나왔고, 누군가의 '게임 콘셉트에 맞춰 트럭 대신 마차를 보내자'라는 제안이 힘을 받아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게이머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네이버 ID 팝스 님 "이렇게 운영할거면 광고는 왜한건지" 같은 성토성 댓글부터, 게임메카 ID 검은13월 님 "다른 게임 유저들은 지금 우리는 뭘보내야 하나 고민중"이나 게임메카 ID 동네백수 님 "탱크 보내야 하는 게임도 있지않나" 처럼 이보다 더 눈에 띄긴 힘들 것이라는 댓글도 보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탱크는... 보고 싶긴 하네요.
이번 마차시위를 보고 있자니, 묘하게 작년 초 생각이 납니다. 바로 게임업계 트럭시위의 시작을 알린 페이트 그랜드 오더(이하 페그오) 시위 말이죠. 두 사건은 묘하게 구도가 비슷합니다. 일본 개발사가 만든 게임인데,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던 퍼블리셔가 유저 반발을 크게 샀습니다. 게임계 유례 없는 독특한 시위로 이슈를 크게 끌었고, 게임업계 외부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졌다는 점까지 비슷합니다.
사실 우마무스메와 페그오가 겹치는 부분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우마무스메 시위가 현재진행형이라, 앞으로는 미래 이야기거든요. 이쯤에서 페그오가 앞서 겪은 이야기를 간략히 살펴보면, 불타는 여론을 진심 어린 사과와 최선을 다한 소통 노력으로 잠재웠고, 유저 민심을 되찾아 1년 만에 칭찬의 커피 트럭까지 받는 해피엔딩을 맞이했습니다. 작년 초 국내 페그오 유저들의 분노가 현재 우마무스메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이미 마련돼 있는 셈입니다.
과연 우마무스메 시위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왠지 1년 후 판교 풍경이 보이는 듯 합니다. 그레이스가 끄는 마차가 또 판교를 달립니다. 그 마차의 내용물이 또 한 번의 항의인지, 커피인지는 불확정성의 원리 때문인지 아직 보이지 않네요. 분명한 것은, 그 마차 내용이 뭐가 될 지는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대처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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