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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수도권의 인구는 꾸준히 늘어왔다. 이런 성장의 핵심 사유에는 일자리가 있다. 인프라가 몰린 수도권, 특히 서울의 특성 상 지방보다 월등히 많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 사람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취직을 해야만 한다. 기자 또한 이런 이유로 서울로 올라왔다. 혼자서 하는 타지 생활의 버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말이다.
이런 기자와 같은 상경 청년들의 현실을 동화풍으로 그려냈다는 3D 어드벤처 게임 ‘루나홉’이 얼마 전 텀블벅을 통해 공개됐다. 언리얼 5로 구현한 사실적인 현대와, 최근 힐링 게임으로 선호되는 ‘컬러링’ 게임, 여기에 플랫포머 어드벤처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루나홉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개발사 ‘아름담다 미디어 랩’의 배정훈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차가운 서울에 빛을 찾는 토끼의 용기 ‘루나홉’
3D 어드벤처 게임 루나홉은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삼은 작은 토끼의 모험을 그렸다. 주인공은 서울 작은 옥탑방에서 은둔에 가깝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토끼 ‘루나’다. 게임은 어느 날 보름달이 깨지며 세상이 흑백으로 변하는 것을 보게 된 루나가 세상의 색을 되찾기 위해 달 조각을 모으며 모험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루나홉의 핵심은 간단한 조작과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다. 최영아 작가의 그림책 ‘달토끼’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동화풍의 비주얼도 특징이다. 게임으로서의 구성에도 충실하다. 스토리 진행과 함께 자연스러운 미션을 유도해, 힐링과 도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플레이어는 달 조각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루나를 조작해 서울 속 다양한 공간을 걷고, 동물들과 교감하며 점차 서울에 색을 되찾아주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이 서울에서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실적인 구현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인사동, 광화문, 청계천, 노량진 등 서울 내 주요 지역을 섬세하게 조사하고 묘사하며 플레이어가 실제 서울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노력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부분을 실제와 동일하게 구현할 수는 없어,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서울의 지역 별 구조와 환경을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해당 문제는 언리얼 엔진 5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해결할 수 있었다. 이에 플레이어는 루나홉에서 익숙한 보도블럭 위, 짜맞춰진 빌딩, 인공적인 징검다리 등을 지나다니며 도시 속 자연의 동물들과 교감하고, 퍼져나가는 따스한 색감을 만나볼 수 있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일상적인 풍경에서 동화와 같은 따스함을 느낄 수 있게끔 세밀한 시각화에도 힘썼다. 흑백에서 컬러로 변하는 퍼져나가는 연출 또한 용기를 낸 토끼의 걸음을 통해 본래의 색을 찾은 세상을 보여주며 플레이어에게 희망과 힐링을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예술적 미감과 힐링을 더한 콘텐츠 스타트업 ‘아름담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예술적 미감과 힐링을 핵심으로 하는 게임 & 기타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이다. 예술 중심의 게임과 게임관련 제작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시도에 뛰어들었다. 루나홉을 제외한 대표작으로는 공공기관 제공 중심의 가상 도서관 플랫폼 ‘모두의 도서관’과 글로벌판인 ‘원더 라이브러리’가 있다.
다만, 플랫폼과 게임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더불어 스타트업인 만큼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에 지원사업과 게임쇼 참여 등을 위한 여러 사전 준비와 시제품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기획지원사업이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게임기획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루나홈의 기획을 다듬고,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할 수 있었다.


유저 피드백은 게임쇼 참가를 통해 수집했다. 현장에서는 네트워킹을 통해 홍보와 협업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자칫 어렵거나 복잡할 수도 있는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외부적인 도움을 통해 단독으로 개발할 때보다 양질의 피드백과 자료수집이 가능했다. 난이도 조절 또한 게임쇼 참가나 쇼케이스 통해 많은 피드백을 반영하며 개선할 수 있었다고.
3D 게임은 통상적인 생각보다 라이트 게이머들에게는 조작에 큰 어려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도시 내 다양한 구조물을 뛰어넘고 다니는 만큼 점프 속도와 카메라 시점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라이트 유저와 힐링 중심의 플레이가 가능한,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가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끔 조절했다. 다만 개발사의 모토인 예술적인 작품성에 의해 카메라 시점이 대개 연출적이고 고정형인 측면이 있는데, 이를 많은 유저들이 오히려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현재 내부적으로 보강 혹은 개선을 고민 중에 있다.


배 대표는 “우선은 라이트 유저와 힐링게임 유저 중심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다만 난이도는 아직 조절 중이다. 루나홉은 일상 속 작은 용기와 큰 도전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이 갑자기 흑백이 된다는 설정은 현대인의 고독과 우울을 상징하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희망을 전달하려 했다. 또 토끼 루나의 여정은 개인적으로 자신만을 위한 게 아닌, 세상을 되돌리려 하는 결이 함께하는 스토리로 보였으면 한다”며, 말하고픈 바를 전할 수 있도록 출시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름담다 “루나홉을 통해 유저에게도 용기 주고 싶어”
앞서 설명된 루나의 삶은 일자리를 위해 서울로 올라온 수많은 청년들을 연상케 한다. 배 대표는 “옥탑방이라는 공간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청년들이 경험하는 작은 공간으로, 안전하지만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상징한다. 이 설정은 현실적인 배경과 상상 속 모험이 결합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고안됐다. 이는 아주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저는 서울에서 꽤 오랫동안 반지하에 살면서 언제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참 오래 했다. 그렇지만 보다 젊은 시절의 추억도 함께 있다. 지인들의 옥탑방에도 자주 같이 머물며 미래를 이야기하던 시절을 그려내고 싶었다. 막막하지만 그럼에도 더 나아 질 것이라는 희망을 원동력 삼아 버텨내는 곳이었다. 약간의 낭만 또한 있었다”며 토끼 루나의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즉, 이야기 속 주인공인 토끼는 옥탑방에서 현실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일상 속 작은 용기를 가진 청년을 비유하는 존재다. 더불어, 위험을 감수하고 크게 내딛지 않으면 변하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는 캐릭터다. 배 대표는 이에 대해 “조금 냉정하지만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의 삶은 그런 것이라는 은유를 담았다”고 전했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은 오는 8월 말 스팀 앞서 해보기로 루나홉을 출시한 후, 10월 중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로는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DLC와 후속작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우선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뿐만 아니라 뉴욕, 도쿄 등 글로벌 도시로 확장해 각 도시의 색과 특성을 반영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아름담다 미디어 랩 배 대표는 "루나홉을 통해 서울의 이야기를 담고, 현대의 감정과 도전을 그려내고자 했다. 저희 게임이 여러분께 작은 위로와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을 드린다”고 전했다. 옥탑방에서 용기를 낸 작은 토끼 루나의 부지런한 걸음이 상경 후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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