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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엔진 유니티, 4.2버전은 MMO 개발에도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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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멀티플랫폼의 시대다. 유저로서는 다양한 장치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큰 즐거움이지만, 개발자에게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개발 비용과 시간이 증가함을 뜻하기도 한다. 유니티 엔진은 그런 개발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좋은 대안이다. 안드로이드와 iOS, 심지어 Wii U까지도 함께 개발이 가능하며 플랫폼 간 이동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까지는 유니티 엔진에 대한 표면적인 소개다.

그렇다면, 개발자의 눈으로 본 유니티 엔진은 어떨까? 게임메카는 유니티 엔진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듣기 위해, 덴마크에서 날아온 유니티 개발 디렉터 에릭 율(Erik Juhl)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유니티 개발 디렉터 에릭 율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코펜하겐에 있는 유니티에서 개발 디렉터로 일하는 에릭 율이라고 한다. 18년 동안 MMO 개발에 참여했고, 유니티로 옮긴 이후엔 팀원 관리와 네트워킹 관련 업무를 하는 중이다.

- MMO를 개발하다가 엔진 개발로 업무를 옮긴 계기는?

워너브라더스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데, 거기서는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는 업무를 맡았었다. 당시 모바일 관련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엔진이 유니티였기 때문에, 유니티를 평가하고 분석했다. 그때부터 유니티에 관심을 가졌고, 현재 유니티에 근무하게 됐다. 미국 보스턴에서 덴마크 코펜하겐까지 옮겨야 했지만, 아주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 18년 동안 MMO를 개발하면서 많은 게임을 접했을 것 같은데, 한국 게임 중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작품을 아는가?

‘삼국지를 품다’를 안다. 1년 전쯤 유니티의 기술팀장과 엔도어즈 개발자들이 직접 덴마크로 와서 ‘삼국지를 품다’의 데모를 시연했다. 그 이후에도 개발 과정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메모리 용량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에서 서로 의견도 많이 주고 받았다. 유니티 엔진을 적절히 활용한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 개발자로서 ‘삼품’과 같은 크로스플랫폼 게임을 제작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개발해 보고 싶지만, 이미 시도한 크로스플랫폼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 보고 싶다. 플랫폼에 따라 게임의 성격도 바뀐다는 이야기도 많지만, 사실 게임이 재미있고 인터페이스만 잘 구현된다면 플랫폼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삼품’ 외의 한국 게임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물론이다. 한국 서버에 직접 접속해서 게임을 해 본 적은 없지만, 미국 회사들이 퍼블리싱 하는 게임을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테라’와 ‘리니지 2’다. 

- 한국 게임이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게임들은 게임플레이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서양의 MMO들은 보통 스토리에 중심을 맞춰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한국의 MMO는 전투 시스템이나 조작 방식 등이 매우 편하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조작 방식을 경험하고 싶은 서양 사람들이 한국 게임을 하곤 한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매우 예쁘다! 

- 베테랑 MMO 개발자로서, 유니티가 MMO와 같은 게임을 개발하기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미 ‘배틀스타 갤럭티카’처럼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된 MMO도 많다. 하지만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고, 개발자들이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일례로 MMO 시장이 가장 큰 한국과 중국은 메모리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요청하고, 게임 버전을 에디터에서 통합 관리하기를 원한다. 또한 게임 내부 지형을 직접 스트리밍 할 수 있도록 개선시켜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이런 요청들은 개발 과정에 모두 반영되어, 최근 공개된 유니티 4.1버전에서 메모리 관리는 이미 개선이 됐고, 현재 개발 중인 4.2버전에는 더 발전될 예정이다. 버전 관리 통합도 4.2 버전에서 추가될 계획이니 기대해도 좋다.

- 유니티 엔진이 주로 사용되는 분야는 PC기반 MMO 보다는 웹게임이나 스마트폰게임 같은데, 유니티 내부에서도 개발 방향을 이 쪽으로 집중하고 있는가?

우리는 모든 플랫폼을 균형 있게 개발한다. 한 플랫폼에만 인력을 집중하지 않으며, 각 플랫폼 별로 개발팀들이 구성되어 있다. 사내 정책 역시 동일한 개발을 추구한다.

- 그렇다면 PC기반 MMO를 개발할 때, 유니티로도 언리얼이나 크라이처럼 하이엔드급 그래픽의 게임을 구현할 수 있는가?

가능해질 거라고 본다. 최근 유니티 엔진은 4.0버전으로 업데이트됐고, 다이렉트 11과 같은 그래픽 지원 기능도 추가됐다.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된 데모 영상 ‘나비효과’을 보면 유니티 엔진의 그래픽 구현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개발자들이 게임을 개발할 때 유니티를 선택하는 빈도도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 

- 최근 PS4에서도 유니티 엔진이 작동될 것이라고 보도되었는데, 차세대기에서 선보일 유니티 엔진은 지금과 큰 차별점이 있나?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차세대기가 아직 발매되지 않았고, 그 외에도 연구해야 할 다양한 플랫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PS4의 좋은 구조를 기반으로 PC에도 하이엔드 퀄리티를 지원하는 등 차세대기의 기술을 다른 플랫폼에도 응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세한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개발자로서 유니티 엔진이 타 엔진에 비해 크로스플랫폼이 용이한 이유를 꼽자면?

똑똑하고 실력있는 개발자들을 고용했기 때문이다!(웃음) 사실 최고로 똑똑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모든 개발자들이 큰 열정을 가지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으로는, 모든 플랫폼을 한데 모아 수정할 수 있는 에디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타 엔진들보다 구조도, 도구들도 사용하기 쉽다. 아무래도 다른 엔진들은 통합된 툴을 제공하지 않으니 각 플랫폼마다 다르게 고려해야 될 사항들이 많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발자들이 회사와 같은 비전을 나눈다는 것이다. 유니티는 게임개발의 보편화가 목표이고, 그래서 보다 쉽고 편한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

- 게임개발의 보편화라, 좋은 비전 같다. 그 비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앞서 이야기했듯 게임잼을 지원하거나, 무료로 사용하는 유니티 엔진을 배포한다. 그리고 모든 기능이 지원되는 프로 버전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제공한다. 개발 과정에서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의 기능 배치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 중 하나이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 ‘유나이트 코리아 2013’에 참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개발자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어서였다. 한국의 개발자들을 직접 만나서 어떤 기능이 유니티 엔진에 추가되기를 바라는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어제도 두 명의 MMO, 서버 개발자들을 만나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도, 업무적으로도 매우 즐거웠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다. 

-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지원하는 행사 ‘뉴 게임 챌린지’가 11일에 열렸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적은 편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안타깝게도 ‘뉴 게임 챌린지’는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관련 행사가 적은 한국에서 유니티가 그런 부분을 지원하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더 유치할 계획이다. 유니티는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잼에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일례로 유니티는 미국의 유니티 유저 그룹이 좀 더 잘 조직화되고 서로 협력하도록 지원한다. 한국에도 그런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

- 한국의 유니티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유니티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질문들이나 요청을 활발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개발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그런 요구사항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MMO 개발자로서의 나의 열정이 유니티에서 실현되었듯, 다른 개발자들의 열정이 그들의 게임 속에서 유니티로 표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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