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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오브세이비어 1차 테스트, 낯선 듯 익숙한 ‘데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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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한 분위기가 물씬 나는 MMORPG '트리 오브 세이비어'

‘라그나로크’의 정신적 계승작.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별칭이자 부제다. 보통 어떠한 작품의 뒤를 잇는다고 하면, 기대와 함께 부담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특히 그 대상이 2000년대 초 단일 MMORPG로서 큰 인기를 누렸던 게임이기에 무게는 더욱 가중된다. 그래서 개발사인 IMC게임즈에서도 5년이나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품고 있었을 터다. 

그런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모습이 지난 15일(목)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테스터 3천 명 모집에 신청자 9만 명이 몰렸으니까. 선택받은 이들(?)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핵심 재미인 캐릭터 육성을 필두로 자잘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1세대 MMORPG를 재현하려는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콘셉과 방향성은 명확하게 와 닿았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전작의 추억을 파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추억’이 되고자 도전하는 모습 말이다.


▲ '트리 오브 세이비어' 지스타 2014 트레일러 (영상출처: '트리 오브 세이비어' 공식 유튜브 채널)

게임 곳곳에 스며 있는 추억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플레이어로 하여금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는 게임이다. 쿼터뷰 방식에 평면적인 화면 연출, 평타 기반 전투가 더해지니 꽤 조화롭다. 기술이나 시스템 방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듯 신문물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우선 가장 독보적인 부분은 그래픽이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파스텔톤이라는 수식어가 매우 잘 어울리는 색감을 가졌다. 게다가 주변 배경도 뚜렷한 윤곽선 없이 하나의 그림처럼 묘사되어 몽환적인 느낌이 한층 더 살았다. 카툰랜더링처럼 3D를 2D처럼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지만, 캐릭터와 배경을 동일한 일러스트처럼 그려내는 느낌은 찾아보기 어렵다. 


▲ 꽃밖에 없어서 사람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


▲ 그림 같지만, 다 고저가 있는 지형입니다

그 부분에서 ‘트리 오브 세이비어’가 ‘라그나로크’의 계승작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앞서 언급했던 방식은 ‘라그나로크’에서 시도됐던 것이고,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 와서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완성됐다. 단언컨대 이런 스타일은 현세대 온라인게임 중에는 없다.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과 드라마틱한 연출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대신 정말 ‘게임’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는 ‘라그나로크’의 모습에서 좀 더 나아가준 덕분에 그 자체로도 온전한 추억이 된다. 

그리고 그 추억은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은근히 다가온다. ‘라그나로크’를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서트(Insert)’키로 캐릭터를 앉힐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인서트를 누르면 캐릭터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방향키로 시선을 바꿀 수 있다. 


▲ 모닥불까지 있으니 앉는 게 더욱 신난다


▲ 소드맨의 의상 디자인에서도 추억이 새록새록

게다가 캐릭터의 기술명이나 특성에서도 ‘라그나로크’ 시절의 향수가 느껴진다. 화염 기둥을 까는 ‘파이어월’과 정신을 순간 집중시켜 공격력을 올리는 ‘콘센트레이트’ 등 익숙한 형태의 기술이 많다. 정말 사소한 부분이지만, 특정 키를 누르는 순간 적어도 10년 전의 추억이 밀려든다. 마을 가장자리에서 모닥불을 피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소에 앉으면, 어김없이 ‘라그나로크’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니까.

‘육성’의 재미를 다시 확인하다

비주얼이 독특하다 한들, 게임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그저 ‘예쁜 게임’으로 남기 쉽다. 다행히도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나름대로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다. 그 핵심은 신대륙을 개척하는 재미다.

이 ‘개척’은, 새로운 지역을 발견하는 것 외에도 적용된다. 이를테면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 상당한 수의 직업군이 존재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소드맨과 마법사, 클레릭, 아처로 시작해서 자신만의 특성 조합을 지닌 캐릭터를 ‘발견’하는 재미. 그리고, 다섯 가지 능력치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항목을 골라 직접 투자할 수 있다는 것. 서로 다른 특성과 능력치가 만나면 같은 직업군이라도 각기 다른 개성을 뿜어내게 된다. 


▲ 이 소드맨 능력치는 잘못 찍었습니다


▲ 클레릭-크리비-크리비-사두 '전직 트리'는 가히 사기급의 위력

클래스 레벨을 올려 상위 직업군으로 전직하는 시스템은 익숙하다. ‘전직 트리’가 두 가지 이상의 갈래로 나누어지는 것도 그리 생소하지는 않다. 단, 최근 온라인게임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유저의 선택을 요구하는 전직 트리는 복잡하기 때문에 직업군을 좀 더 세분화해 능력치는 레벨업에 따라 자동으로 올라가고, 기술을 직접 선택하는 시스템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추가 변수로 장비를 넣곤 한다.

자동화 방식의 장점은 쉽고, 빠르다는 것이다. 한편 수동 육성 시스템은 유저 임의대로 새로운 캐릭터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시 말해, 과거 ‘전투프리스트’나 ‘힘법사’처럼 변방 조합으로 불렸던 캐릭터들이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서는 자신만의 색을 가진 클래스로 받아들여진다. 보조 직업군의 대명사였던 성직자(클레릭)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몰이사냥의 달인이 되고, 지능을 올려 기술 대미지 극대화를 노리는 검사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 육성 말고 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장비를 직접 만든다거나


▲ 컴패니언(펫) 애교 보는 재미도 쏠쏠

물론 직업군이 많아지고 선택의 여지가 다양해질수록 밸런스를 맞추기는 어렵다. 효율 측면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도 한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은 최근 온라인게임에서 잘 느낄 수 없는 ‘클래식’한 재미다.

다양한 클래스를 배려한 조작이 등장했으면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잘 만들어진 클래식 MMORPG다. 과거의 것을 한층 발전시킨 그래픽, 그리고 능력치를 하나하나 찍어가며 직접 캐릭터를 키우는 맛을 살린 육성 시스템. ‘이거다!’ 싶은 혁신은 없었지만, 추억 보정으로 미화된 과거를 현 흐름에 맞게 잘 빚어냈다.

조작도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이동과 공격 모두 키보드로 가능하고, 점프 기능을 삽입해 좀 더 다이나믹한 전투가 가능했다. 논타겟팅 방식이라 근접 캐릭터의 육성 방법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화면 연출을 약간 더했더라면 좀 더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했겠지만, 공연히 ‘트리 오브 세이비어’만의 예스러운 분위기를 해치는 것 보다는 없는 편이 낫다.


▲ 범위 공격 기술을 사용하는 특별한 조작 없이도 편하게 플레이가 가능한데
원거리 캐릭터는 조금 불편하다

다만 아처처럼 ‘일점사’가 필요한 직업군을 생각한 조작법이 추가됐으면 한다. 컨트롤 키를 사용해 타겟을 고정하는 기능을 제공하지만, 그래픽이 평면적이다 보니 몬스터가 몰리면 개별 대상을 선택하기 힘들었다. 육성 방법이 다양한 만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조작 방식도 다채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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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IMC게임즈
게임소개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프로젝트 R1'이란 이름으로 공개된 게임으로, 원화를 2D 형태로 만든 뒤, 다시 3D 모델링 작업을 거쳐 애니메이션을 넣고 3번의 작업을 통해 완성된 캐릭터를 다시 2D 랜더링으로 돌...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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