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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당신은 정품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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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저작권 분쟁, 마이크로소프트 vs PC방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PC방 업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운영체제인 ‘윈도우’의 저작권 문제 때문이죠.

사건의 발단은 MS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일부 PC방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불법으로 ‘윈도우’를 사용했다는 거죠.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PC방 업주들은 할 말이 없습니다. 불법이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마땅하니까요. 이와 함께 MS는 ‘PC방전용 윈도우 라이선스 패키지’를 새로 구성해 PC방에 구입을 제안했습니다. 이 패키지에는 OEM(브랜드PC)용 ‘윈도우7’은 물론 키 하나로 모든 걸 관리하는 볼륨 라이선스, 호환성 확보에 필요한 ‘윈도우XP’ 다운그레이드 권한, 그리고 임대에 꼭 필요한 렌탈 라이선스까지 포함돼있죠. 가격도 GGWA(비정품 윈도우를 한꺼번에 정품화하는 방법)보다 60% 저렴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 중에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큰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MS가 지난 03년도에 판매한 ‘PC방전용 윈도우XP 패키지’가 문제가 됐죠. 당시 MS는 기본 ‘윈도우XP’보다 싼 가격에 위 패키지를 판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패키지를 구입할 경우 차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관계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죠. 이걸 구입해서 지금까지 잘 쓰고 있는데 느닷없이 왜 저작권 문제를 들먹이느냐 바로 이겁니다.

MS가 ‘PC방전용 윈도우 라이선스 패키지’의 구입을 제안하며 송신한 공문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공문의 마케팅 계약 내용이 MS쪽에 너무나 유리한 문구로만 작성돼 있고, 웹 기본 홈페이지는 ‘MSN’ 인터넷 기본 검색은 ‘Bing’으로 설정해두어야 한다는 다소 강압적이고 불합리한 내용까지 자세하게 나열돼 있었기 때문이죠.

관련 기사가 개제된 이후 게임메카 독자 분들 대부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ID sleep0ju님은 “피씨방에서 불법 윈도우 써서 그런가보다 해서 당연한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MS에서 피씨방용 xp홈에디션이라고 팔아놓고 이제 와서 홈에디션은 무조건 금지다 이렇게 주장하는 건가요? 말도 안 되는 주장 같네.”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고, ID dukechen님도 “저도 처음에는 PC방에서 불법XP 써서 문제가 됐나보다 했는데 읽어보니 이건 완전 말도 안 되는군요.”라며 비슷한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또, ID 화정이브님은 실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로써 “이번 일은 한숨만 나옵니다.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같이 일하는 사장들끼리 그냥 무시하자고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대응하기도 힘드니까요.”라며 힘든 속사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놨습니다.


한 가지 정보를 알려드릴까요? MS는 수도권 지역 내 위치한 PC방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윈도우’ 라이선스를 준수하고 있는 곳은 불과 3%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MS 측은 이 사실을 알고 꽤 충격을 받았다고 하네요.

원래 ‘윈도우’는 한 대의 PC당 1개의 라이선스를 원칙으로 합니다. 그리고 OEM과 COEM(조립용 PC) ‘윈도우’의 경우 부품 업그레이드는 관계없으나 메인보드나 PC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새로운 라이선스가 필요하죠. PC방 업주들이 7년 전 구입한 PC를 지금까지 사용할 리가 없습니다. 최소 메인보드는 교체했겠죠. 이를 100% 준수한다고 가정하면 이미 여러 차례 ‘윈도우’를 구입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게 라이선스니까요.

하지만, 이 부분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MS 측의 입장입니다. 절대 다수의 PC방이 오래 전 구입한 ‘윈도우’ COEM 라이선스만을 가진 채 새 PC를 교체해오고 있으며, 일괄 관리할 때 꼭 필요한 볼륨 라이선스는 아예 구입조차 하지 않았다는 거죠. 심지어 편이를 위해 일부는 개봉도 하지 않고 ‘윈도우’를 복제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관행처럼 여겨진다는 거죠. 저작권을 보호해야 하는 MS의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시나요?

현재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은 이번 MS가 패키지 구입 제안에 제시한 불합리한 계약내용을 토대로 PC방 업주 소송을 위임받아 공정위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으나 ‘윈도우’ 라이선스의 문제는 MS 쪽으로 승세가 기울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저작권, 더 정확히 말해 지적재산권의 힘은 절대적이니까요.

그리고 이 문제는 비단 PC방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더 확산되면 개인 이용자 역시 그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여기서 기자는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정품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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