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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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가라, `멀티방` 18일부터 청소년 출입금지
노래방에서 시작해 PC방, 플스방, 보드게임방 등 ‘XX방’ 으로 대표되는 놀이문화. 그 중 Wii와 비디오, TV, 노래방 기기 등을 갖추고 있는 복합놀이문화 공간인 멀티방이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18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멀티방 규제법으로 인해 멀티방의 주 고객층인 청소년의 출입이 전면 금지되거든요. 밤 10시 이전에도 말이죠. 한 마디로, 술집이나 클럽처럼 성인들만 출입 가능한 업소가 된다는 겁니다. 아, 술은 못 파니까 좀 다르네요.
멀티방에 대한 청소년출입금지업소 지정은 2010년 말부터 불거져 왔습니다. 문화부 국정감사 등을 통해 허술한 제도를 틈탄 몇몇 멀티방의 ‘변태적 영업’이 지적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에 작년 4월에는 멀티방에 대한 청소년출입 전면금지 법안이 발의되었고, 결국 18일부터 이 법안이 시행됩니다. 앞으로 멀티방은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되며, 주류 판매 및 접대부 고용이 금지됩니다.
물론, 멀티방의 청소년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Grekk 님은 “언젠가부터 멀티방 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게 됐는데, 이렇게 되니까 왠지 아쉬움” 이라며 최근 멀티방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 않게 변했음을 토로했으며, 과거 멀티방 관련 사업을 하려 했다고 밝힌 ID 샤렙 님은 “룸카페는 방과 방 사이의 천정이 뚫려 있어야 하고 멀티방은 완전히 차단돼도 됨(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갠적으로 멀티방은 비디오방하고 거의 똑같기 때문에 청소년 금지시켜야하는게 맞다고 보네요“ 라며 현 법률의 엉성함과 그로 인한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24시간 영업을 하는 멀티방의 경우 사방을 칸막이로 막아서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해 놓은데다, 침대와 샤워시설까지 갖춰 놓은 곳도 있습니다. 흡사 숙박업소를 연상케 하는데요, 때문에 멀티방 본연의 의미인 복합놀이문화 공간이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과거 콜라텍이 변질되어 왔던 것처럼 말이죠. 멀티방이 청소년 탈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 법률 시행까지 온 것도 이 같은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무대포식 제재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위와 같은 문제의 멀티방은 일부일 뿐, 복합놀이문화 공간으로서 밝고 건전한 영업을 하고 있는 멀티방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멀티방 업계에 퍼진 문제를 해결하려면 위와 같은 일부 멀티방의 탈선을 막을 수 있는 세부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방안인데, 다짜고짜 청소년출입금지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지적이죠. 말 그대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불태우는 격입니다.
게임메카 유저들 역시 대부분 이번 정책에 대해 반발했습니다. ID 남자의지존 님의 “아니 그러니까 멀티방의 정상적인 취지를 악이용한 업주들이 문제라는건데, 근본적인 근절 대책보다는 그냥 그냥 한번에 퉁쳐서 정상 업주까지 다 일괄적으로 개정안을 적용하는거군요?” 같은 비판적인 의견에서부터 ID 예술소녀a 님의 “가뜩이나 없는 청소년 놀이공간을 이딴식으로 줄이는 것 자체가 탈선을 유도하는 것”, ID 보고있나 님의 “솔직한 말로 청소년출입불가에 주류 판매 및 접대부 고용이 금지라면 누가가냐? 그냥 망했다고 써라” 등 많은 유저들이 다양한 방향에서 이번 정책의 무지함을 꼬집었습니다.
물론 일부 멀티방의 퇴폐 영업을 바라만 봐 온 멀티방 업계에도 전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자신은 떳떳한 영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그러나 다짜고짜 ‘멀티방 청소년출입금지’ 라는 카드를 꺼내 든 정부 역시 자신들의 무지와 무능, 무성의를 만천하에 내비친 꼴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른들의 책임주의와 몰이해가 빚어낸 불똥은 결국 멀티방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건전하게 이용해 왔던 청소년, 그리고 그들을 주 고객층으로 삼아왔던 건전 멀티방 업주들에게 튀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도 아니고 멀티방 영업을 하고 있지도 않은 입장이지만, 멀티방이라는 하나의 놀이문화가 대폭 축소된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네요.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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