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게임하이 본사를 방문해 현재 개발중인 메카닉 TPS 게임 ‘메탈레이지’ 알파 버전을 시연할 수 있었다. 두 시간 남짓 플레이를 해보니 느낌이 왔다. ‘아주 친근한 느낌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든어택’을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재미가 떠 올랐다. 오늘 이 시간에는 필자가 느꼈던 ‘메탈 레이지’의 첫 플레이 느낌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하고자 한다.
▲ '메탈 레이지' 고화질 트레일러 |
게임을 시작한지 20초 만에 1킬 달성!
첫 시연은 ‘팀 데스매치’ 모드로 시작됐다. ‘메탈 레이지’는 최대 16:16이 가능하다. 시연을 위해 게임하이 임직원이 ‘메칼 레이지’에 접속해 주었다. 그리고 조금 후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인터페이스는 매우 간단하고 보편적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동키는 ‘W’, ‘A’, ‘S’, ‘D’로, 점프는 ‘스페이스바’, 부스터(Booster)는 ‘쉬프트’키였다. 우리가 흔히 즐기는 일반적인 FPS 게임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부스터는 FPS게임에서의 달리기를 떠 올리면 된다).
처음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처럼 긴장했던 것과 달리, 왠걸? 조작 자체가 매우 익숙하고 쉬웠다. 게임에 참가해 있는 게임하이 직원들은 모두 여러 번 ‘메탈 레이지’를 즐겨본 유경험자들이다. 그런데도 필자는 20초 만에 첫 킬(Kill)을 달성할 수 있었다.
‘조작이 쉽구나. 싸워 볼만 하겠는걸?’
첫 느낌은 처음 ‘서든 어택’을 플레이 했을 당시의 그 느낌(쉽게 배우고 게임 진행이 빠른)을 그대로 받을 수 있었다. 시연이 끝난 것은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뒤였다(모두가 게임 삼매경).
평범해 보이지만 섬세한 그래픽과 물리효과
‘메탈 레이지’는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되었지만 언리얼 엔진 특유의 멋진 그래픽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꽤나 섬세한 그리픽과 물리효과를 발견할 수 있다. 부스터를 사용할 때 바닥에 생기는 긁힘이나 포화에 의해 무너지는 벽, 타격 당했을 때나 미사일을 발사할 때의 순간적인 블러(Blur)효과 등은 게임의 맛을 한껏 살려줬다. 또 거대로봇의 움직임과 시점전환도 자연스러워 어색함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임에서 어느 것 하나가 과도하게 눈에 띄어 버리면 게임의 맛이 줄어든다.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는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전체적으로 ‘메탈 레이지’는 게임 속 요소가 서로 조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타격감이었다. 내가 적에게 타격 당했을 때의 화면 흔들림이나 금속의 파열음은 좋았다. 하지만 적을 명중시켰을 때, 명중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아채기 힘들었다. 한 예로 밀리터리 FPS 게임에선 총으로 적을 명중시켰을 때, 피가 튀거나 비틀거리는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메탈 레이지’에선 그러한 효과, 즉 타격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메탈 레이지’가 메카닉 TPS 게임인 만큼 마찰에 의한 불꽃이 튀거나 강한 타격음을 추가해 준다면 이러한 점을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전략적인 팀플레이와 상황 대처가 승리의 열쇠
첫 느낌은 이 정도로 하고 게임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자. 유저들이 좋아하는 게임 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배우기는 쉽고,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다. ‘메탈 레이지’ 역시 그러한 게임 중 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두 가지 키포인트를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자신의 기체 능력에 대해 이해하고, 상황에 알맞은 무기를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 전략적인 팀플레이다.
‘메탈 레이지’에는 총 8개의 기체가 존재한다. 각 기체는 2개에서 3개의 독특한 능력을 가진다. 대전시에 이 능력들을 얼마만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가가 승부처다. 한 예로 근접형 기체는 적 가까이 다가가 거대한 회전톱날로 적을 박살낸다. 근접용이기 때문에 그만큼 방어력도 높다. 방어력이 약한 소형 기체의 경우 근접형 기체에게 뒤를 잡히면 살아남기 힘들다. 하지만 소형기체에게도 카운터펀치가 존재한다. 소형기체가 보유한 무기 중에는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다연발 로켓이 존재한다. 근접형 기체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이 다연발 로켓을 발사하면 방어력이 강한 근접형 기체라도 순식간에 녹아버린다. 이처럼 각 기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능력을 파악하고 상황에 알맞게 사용할 수 있어야 패보다는 승이 높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
이에 못지 않게 전략적인 팀플레이도 중요하다. 이번 시연 내내 느낀 점이지만 팀플레이 여부에 따라 승패가 극명하게 갈린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8종류의 기체는 각각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근접형 기체, 스나이퍼형 기체, 수리 기체, 공병 기체, 화력 지원용 기체 등 다양하다. 플레이어들은 팀플레이, 즉 서로 상호보완하며 적을 무찔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풍낙엽처럼 허무하게 폭발하는 자신의 기체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예로 공병 기체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방어막이다. 공병 기체는 플레이어가 지정한 위치에 일정 시간 동안 적의 공격을 막아주는 반투명한 방어막을 만들어 낸다. 방어막은 전략상 중요한 위치에 설치해 아군이 유리한 위치를 점령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이 방어막은 설치를 시작한 후 생성하기까지 약 5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시간 동안 다른 기체들은 최대한 공병을 보호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공병 기체가 파괴되면 방어막 역시 사라진다. 수리로봇들은 다른 기체보다 특히 공병기체를 신경 써서 수리해야 한다.
기본기는 갖추어 졌다, 이제는 다듬기만 남았다
전체적으로 ‘메탈 레이지’는 기본기가 탄탄한 게임이다. 과연 ‘서든 어택’ 개발사답게 온라인 슈팅게임의 주요 포인트를 요목조목 짚었다.
쉬운 조작과 인터페이스를 통해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도 금방 게임을 배울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쉬운 게임은 아니다. 일정수준까지는 금방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올라가기 위해선 콘트롤, 판단력, 맵에 대한 이해 등 많은 공부와 경험을 요한다. 즉 ‘쉽게 배우고,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게임’이다. 또 기체의 특징을 세분화해 자칫 플레이 패턴이 단순해질 수 있는 슈팅 게임 특유의 약점을 교묘하게 피했다.
그러나 아직 완성도면에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슈팅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이 특히 미흡하다. 또 다양한 기체가 존재해 재미를 주는 만큼, 각 기체의 밸런스 조절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시연 당시에도 몇몇 기체가 유별나게 강력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아직 알파버전인 만큼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지금까지 존재했던 몇몇 메카닉 관련 온라인 게임들이 밸런스 조절에서 실패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국내 밀리터리 FPS 시장에 새로운 바람몰이를..
최근 몇 년간 FPS 게임은 게임 장르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작년 한 해에만 약 30개~40개의 FPS 게임이 개발됐다. 그러데 하나 같이 밀리터리 FPS 게임이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독특함=실패’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다. 하지만 과연 실패가 독특함이라는 요소 때문이었을까? 솔직히 독특함이라는 요소가 실패 원인이었다기 보다, 독특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임 시스템이 더 큰 이유다. ‘메탈 레이지’는 메카닉 TPS 게임이라는 독특한 카드를 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만큼은 ‘메탈 레이지’가 ‘독특함=실패’라는 공식을 무참히 짓밟아 주기를 기대해 본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