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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녀메카] 아이작 뉴턴이 미소녀로, 뉴턴과 사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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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화와 게임을 살펴보면, 역사적 위인의 이야기를 본래 설정과는 다르게 각색해 집어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마블 만화에서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슈퍼히어로로 그렸고, 유비소프트의 간판 타이틀 ‘어쌔신 크리드’에서는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을 템플러와 손을 잡은 악역으로 표현하기도 했죠.

일본에서도 이처럼 실존 인물을 각색해서 소재로 많이 쓰는 편인데요. 단순히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예 ‘성별’을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래 남자였던 위인이 여자가 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이와는 별개로 이 같은 설정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죠. 대표적인 예로 ‘페이트’ 시리즈 ‘세이버’, ‘전국란스’ ‘우에스기 켄신’, 심지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러시아 대통령 ‘블라미디르 푸틴’까지 미소녀로 표현한 게임도 있습니다.

이번 미소녀메카에서는 이러한 설정을 다룬 게임 중에서도 가장 최신작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바로 근대 물리학의 기초를 닦은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을 미소녀로 그려낸 라플라시안의 미소녀게임 ‘뉴턴과 사과나무’입니다.


▲ '뉴턴과 사과나무'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작기에 더욱 강한 개발사, 라플라시안

‘뉴턴과 사과나무’를 만든 라플라시안(Laplacian)은 2015년에 설립된 아주 작은 규모의 미소녀게임 개발사입니다. 설립 당시의 인원도 단 3명으로, 최근 나오는 미소녀게임이 대부분 이름 있는 회사의 개발팀이나, 나름 규모 있는 개발사에서 만들어지는 걸 감안한다면 상당히 독특하죠.

무모해 보이지만, 의외로 이런 소규모 개발사 창업이 가진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개발 비용 절감이죠. 미소녀게임 개발에서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원화가와 시나리오 라이터를 창업자가 담당하면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여기에 프로그래머만 더하면 사실상 개발에 필요한 인력의 8할은 준비된 셈입니다.

라플라시안도 원가 절감을 위해 적은 인원으로 개발을 진행했는데요.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데뷔작 ‘키미토유메미츠’입니다. 소박하고 순수한 첫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한 ‘키미토유메미츠’는 나름 준수한 평가를 이끌어냈지만,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 부족으로 인해 미소녀게임 팬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는데 실패하고 맙니다.

그래서일까요? 라플라시안이 두 번째로 내놓은 작품 ‘뉴턴과 사과나무’에서는 흔히 보는 미소녀게임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바로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위인 ‘아이작 뉴턴’을 미소녀로 바꿔버린 것이죠.

키미토유메미츠▲ '키미토유메미츠'는 다소 평범한 설정 때문에 큰 주목을 받는데 실패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뉴턴과사과나무
▲ 그래서 그런지, 다음 작품인 '뉴턴과 사과나무'에서는 파격적인 설정을 내세웠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하지 못했다!!!

미소녀 어드벤처게임 ‘뉴턴과 사과나무’는 현대를 살던 평범한 주인공 ‘아사나가 슈지’가 실종된 할아버지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모처럼 할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얻은 주인공은 소꿉친구와 함께 편지 발신지인 영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간신히 발신지에 도착한 주인공은 우연히 할아버지가 남긴 정체불명의 기계를 가동시키고, 갑자기 발생한 이상현상 때문에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맙니다.

뉴턴과사과나무
▲ 할아버지의 편지를 따라 영국까지 온 주인공...(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뉴턴과 사과나무
▲ 타임슬립을 하면서 역사에 남을 대형사고를 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시 일어났을 때, 주인공은 과거 17세기 영국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즉, 타입슬립을 한 셈이죠.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아이작 뉴턴’의 진짜 정체라고 할 수 있는 천재소녀 ‘앨리스 배드포드’와도 만나는데, 사소한 충돌로 인해 ‘만유인력’에 대한 영감을 놓치게 만드는 대형사고를 일으킵니다. 인류의 과학력이 퇴보하고, 역사가 비틀리는 그야말로 대위기… 주인공은 다시 한번 ‘앨리스’의 영감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 캐릭터 소개 >

뉴턴과 사과나무
▲ 아사나가 슈지: 본작의 주인공. 뛰어난 과학자인 할아버지를 존경했으나, 할아버지 실종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끊고 음악에 빠지게 된다. 어느 날, 실종된 할아버지로부터 편지를 받고 단서를 찾기 위해 발신지인 영국으로 향한다.

뉴턴과 사과나무
▲ 후타카네 요치코: 주인공 소꿉친구. 전형적인 물리학도로 남자가 가득한 이과 계열에 머물며 연구를 하다보니,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감각을 잃어버렸다. 항상 객관적인 측정을 바탕으로 공통의 시점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추상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뉴턴과 사과나무
▲ 앨리스 배드포드: 17세기의 영국을 살아가는 천재소녀. 정체는 바로 사과나무를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다. 괴팍한 성격으로 인하여 학교 내에서도 미움을 받고 있다.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모종의 사고로, 본래 이루어졌을 만유인력에 대한 발상을 떠올리지 못한다.


뉴턴과 사과나무
▲ 라비 기어: 연금술을 연구하는 괴짜 미소녀 과학자. 모티브는 바로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아지에'다. 엄청난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그녀의 연구실은 이미 17세기에는 이룰 수 없는 성과로 가득찼다. 논리보다는 직감을 중시하여 현대에서 온 주인공의 정체도 단박에 간파한다


뉴턴과 사과나무
▲ 츠쿠모 하루: 천문학을 익히러 영국에 온 일본인 유학생. 모티브는 '핼리 혜성'을 발견한 천문학자 '에드먼트 핼리'다. 일본이 쇄국을 시작하는 바람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학문에 정진한다. 학교에서 미움받는 앨리스의 얼마 안되는 친구이기도 하다.


뉴턴과 사과나무

▲ 에미 펠튼: 앨리스와 하루가 머무는 기숙사의 메이드. 감자를 몹시 좋아하기에 때로는 매 끼를 감자만으로 떼우기도 한다. 오죽하면 기숙사 뒤편에도 감자를 따로 재배할 정도로 엄청난 감자 마니아다.

기본적으로 나름 탄탄한 설정을 내세운 미소녀게임이지만, 어디까지나 게임의 핵심은 바로 ‘아이작 뉴턴’을 모델로 한 히로인입니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주요 설정과 시나리오가 단순히 주인공과 히로인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한 장치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게임이 기본적으로 ‘러브코미디’를 지향하기에, 시나리오에 무겁거나 어려운 내용은 없습니다. 괴팍한 성격의 히로인 ‘앨리스’가 주인공과 보여주는 개그, 이를 제대로 받쳐주는 풍부한 영상 연출, 그리고 때때로 보여주는 진심이 묻어나는 무난한 기승전결의 사랑 이야기까지… 어떤 의미로 라플라시안이 밝힌 개발 모토처럼 ‘즐겁게 웃고, 살짝 눈물 나는 게임’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게임을 접하는 사람 누구라도 마음 편히, 그리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게 최대 장점입니다.

뉴턴과 사과나무
▲ 도입부가 장대하지만, 결과적으로 만남을 위한 장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뉴턴과 사과나무
▲ 어디까지나 핵심은 '개그'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과 미소녀이기에, 할 수 있는 ‘개그’의 매력

그런데 이렇게 설명하고 보면 의문이 하나 남습니다. 이번 ‘뉴턴과 사과나무’ 주요 마케팅 요소는 바로 여성화된 위인 ‘뉴턴’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개그가 재미있고 연출이 좋은 러브 코미디를 만들고자 한다면 굳이 히로인이 ‘뉴턴’일 필요는 없죠. 많은 미소녀게임을 접한 팬들도 이런 점을 놓칠 리 없는데요. 그렇다면 제작진이 ‘뉴턴’을 택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그건 바로 연구자라는 설정을 이용해, 최근 웹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과 개그’를 게임에 담아내기 위함입니다. 이런 ‘이과 개그’는 흔히 만화나 게임의 명석한 이과 계열의 천재 캐릭터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데요. 일반인이라면 그냥 지나치고 넘어갔을 부분을 이들이 과학적으로 접근하거나, 분석하려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로 꼽히기도 하죠.

뉴턴과 사과나무
▲ 이과 계열이라면, 웃음이 두 배!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이런 모습을 가볍게 담은 작품으로는 일본의 소설 ‘모든 것이 F가 된다’와 만화 ‘이과가 사랑에 빠졌기에 증명해봤다’가 있죠. 어떤 의미로 이런 개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기 때문에 마니악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번 작품에 나름의 차별화된 특색을 더하는 요소입니다.

‘뉴턴과 사과나무’에 나오는 히로인 ‘앨리스’를 포함해, 주요 등장인물도 대부분 연구자이기에 이런 유머는 수시로 나옵니다. 항상 초단위로 시간을 계산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소녀부터, 자신이 가진 과학 지식을 가지고 혼자만의 엉뚱한 결론을 도출해내는 히로인들의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죠.

뉴턴과 사과나무
▲ 조금 엉성하지만, 그래도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본연의 개그에 충실한, 가벼운 재미의 작품

‘뉴턴과 사과나무’는 무난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본연의 개그에 너무 힘을 쓴 탓인지, 시나리오 구성은 좋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편이죠. 이는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데, 억지로 끼워놓은 탓에 전반적인 이야기의 개연성이 무너진 여파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본래 지향점이 역사물이 아니라 개그물이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실존 인물과 역사를 나름의 방향으로 재해석하고, 이런 저런 모습과 성격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이번 작품을 플레이하실 분이 계시다면, 굳이 역사적인 사실을 진지하게 비춰보기보다는, 머리를 비우고 가벼운 마음을 보면 더욱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뉴턴과 사과나무
▲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는 그야말로 최적!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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