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는 명실상부 PC 온라인에서 뜨는 장르다. ‘도타 2’와 ‘리그 오브 레전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그리고 최근에는 AOS에 액션성을 좀 더 가미한 ‘스마이트’까지 가세하면서 그 위치를 공고히 했다.
올해 게임스컴 현장에서도 AOS 신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름 아닌 블리자드 ‘오버워치’를 비롯해 기어박스 소프트웨어에서 내놓은 ‘배틀본’,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티가가 제작한 ‘자이겐틱(Gigantic)’ 삼총사다. '자이겐틱'은 3인칭 백뷰를 기본으로 한 액션게임으로, 국내 작품 중 비슷한 것으로는 ‘사이퍼즈’가 있다.
이름값 있는 두 개발사가 제작한 앞선 두 작품에 비해 개발사 '모티가'는 주목도가 살짝 떨어진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많은 인디게임 중에서 ‘자이겐틱’을 주요 타이틀로 꼽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MS는 지난 E3에서도, 그리고 게임스컴에서도 ‘자이겐틱’ 시연 공간을 따로 만들어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자이겐틱’을 체험한 게이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체 어떤 게임이길래...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 '자이겐틱' 메인 이미지
‘자이겐틱’ 게임스컴 시연 버전은 데스매치 방식으로 진행됐다. 16종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하고 게임에 돌입하면, 시연 시간이 끝날 때까지 상대팀과 마구 싸우면 된다. 도중 캐릭터 변경은 불가능하며, 적을 처치한 횟수, 그리고 사망한 횟수를 기준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깜찍한 그래픽과 익숙한 조작에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자이겐틱’은 우선 시각적인 만족을 준다. 비슷한 타이틀인 ‘오버워치’와 ‘배틀본’ 모두 공교롭게도 ‘자이겐틱’과 비슷한 카툰풍 그래픽을 사용하지만, ‘자이겐틱’은 그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분위기를 뽐낸다. 동양과 서양의 작화 스타일을 융합한 두 작품과 달리, ‘자이겐틱’은 미국 애니메이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그래픽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강렬한 색상보다는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를 사용해 ‘자이겐틱’만의 독특한 비주얼이 완성됐다.
▲ 윈도우10과 Xbox 독점으로 출시되는'자이겐틱' (영상출처: Xbox 공식 유튜브 채널)
유저 인터페이스나 각종 기술 효과들도 하나같이 깜찍하다. 기자는 마법사 캐릭터인 ‘모조’를 플레이했는데, 모조가 던지는 볼트나 차원문도 위협적이기보다는 귀엽다.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행복한 주문을 걸어줄 것만 같은 효과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이런 깜찍한 그래픽 때문인지, 상대방에게 공격받아 죽어도 크게 짜증이 나지 않는다.
조작도 현재 AOS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을 접목했다. 마우스로 방향을 틀거나 조준, 기본공격을 하고 키보드로 이동과 스킬을 쓰는 방식이다. 워낙 익숙한 조작이다 보니 게임을 처음 접해도 크게 어렵지 않아, 시작부터 끝까지 상쾌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마냥 캐주얼하지는 않다
‘자이겐틱’의 겉모습은 상당히 캐주얼해 보이지만, 개발사인 모티가는 나름의 전략성을 부여하기 위해 몇 가지 변수를 추가했다. 캐릭터 스킬을 올릴 때 두 가지 효과 중 하나를 유저가 직접 선택하도록 만들고, 더 나아가 특정 레벨을 달성할 때 마다 그 구간에 해당하는 특성을 고르게 한다. 가령 모조는 볼트 평균 대미지를 높이는 방법과, 평균 대미지는 크게 오르지 않지만 적이 앞에 다가왔을 때 폭발적으로 대미지가 올라가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처음에는 두 가지 중 맘에 드는 것을 고르는 일일 뿐이지만, 스킬 레벨이 자꾸 올라갈수록 다른 특성들이 중첩된다. 유저는 여기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특성이 만났을 때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혹은 마이너스가 되는지 말이다. 따라서 게임 도중에도 적의 성향을 파악하고, 어떤 특성이 적합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장비 구매나 미니언 처치 등 다른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줄여 유저가 오롯이 특성 설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만, 플레이어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동하고 계획적으로 공격을 하는 등의 전략은 맛보기 힘들다. 물론 이런 부분은 액션을 강조하고, 3인칭 백뷰 시점을 채택한 게임들의 공통적인 한계다. 쿼터뷰 시점에서 모든 상황을 바라보며 하는 게임보다는, 아무래도 시야가 제한되기에 몇 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탓이다.
▲ '자이겐틱'에 등장하는 가디언인 '그리핀'(좌)와 '나가'(우)
게임에 좀 더 전략성을 부여하기 위해 거대 소환수인 '가디언'을 삽입했지만, 이 역시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체력이 낮아 팀원과 함께 일점사를 하면 금방 처리 가능하고, 가디언 근처에서 적과 접전이 벌어져도 상대를 적당히 유인해내기만 하면 피해가 거의 없다. 공격력은 확실히 강하긴 하나, 그리 오래가지 못해 사기증진 정도의 역할로 남는다.
그러나 이런 점도 게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그리 무겁지 않고 상큼한 AOS가 ‘자이겐틱’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한 데 모여 우루루 적을 공격하고, 다 같이 죽고, 또 부활해서 또 한바탕 격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건 썩 괜찮은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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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막내 위치를 벗어난 풋풋한 기자. 육성 시뮬레이션과 생활 콘텐츠를 좋아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게이머라고 주장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납득하지 않는 것 같음.glassdrop@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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