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위 정하는 남자]는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유저가 게임 속 콘텐츠를 입맛대로 수정하거나 덧대어 내놓은 2차 창작물을 흔히 모드(MOD, Game Modification)라 하죠. 최근 ‘폴아웃 4’ 출시와 함께 모드 커뮤니티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폴아웃 4’를 개발한 베데스다는 직접 제작툴을 만들어 제공할 정도로 모드에 호의적이다 보니, 벌써부터 온갖 기상천외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죠.
세상에는 정말 수 많은 모드가 있습니다. 작게는 간단한 무기나 의상이 추가되고, 크게는 아예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하기도 하죠. 여기서 자세히 다룰 순 없지만, 각종 모드 커뮤니티에서 인기순위 1위를 놓치지 않는 누드 모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원작과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도 좋지만, 역시 외모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법이니까요.
하여 오늘은 놀랍고, 황당하고, 재미있는 각종 외형 변화 모드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서랍 속 깊숙이 박힌 게임이 다시 생명을 얻고,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5위. 콰이어트 오셀롯 모드(MSV 5: PP), 팬들의 염원이 담긴 브로맨스가 드디어
▲ 빅 보스를 유혹하는 오셀롯의 관능적인 몸놀림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5위는 ‘메탈기어 솔리드 5: 팬텀페인’의 ‘콰이어트 오셀롯’ 모드입니다. 이름만 봐선 ‘오셀롯’을 조용히(Quiet) 만들어주는 건가? 싶지만, 실제론 게임 속 ‘콰이어트’의 외형을 ‘오셀롯’으로 바꿔주는 모드죠. 참고로 ‘콰이어트’는 주인공 ‘빅 보스’와 묘한 ‘썸씽’을 연출하는 미모의 저격수입니다. 그녀의 외형을 남자 캐릭터로 바꾸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강 상상이 되시겠죠.
‘오셀롯’은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행보와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특히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최종보스인 ‘빅 보스’와 둘도 없는 절친으로, 일각에선 이들의 애틋한 관계에 주목하기도 하죠. 거친 야수와 같은 ‘빅 보스’와 미남자 ‘오셀롯’의 만남에서 브로맨스(Bromance, 형제와 로맨스의 합성어)적인 감성이 느껴지나 봅니다.
실제로 ‘빅 보스’와 ‘오셀롯’의 애뜻한(?) 사랑이 소설과 만화 등 2차 창작물에서 상당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데, 이 모드만 있으면 게임에서 직접 감상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과이어트’ 대신 ‘오셀롯’이 묘한 눈빛을 날리고, 함께 비를 맞으며 놀기도 합니다. ‘콰이어트’의 샤워신도 당연히 ‘오셀롯’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다행히 옷은 벗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 콰이어트 오셀롯 모드, 브로맨스에 익숙치 않다면 우선 심호흡 하시고...
(영상출처: Tactical Modding Operations 유튜브)
4위. 케이온 모드(레프트 4 데드 2), 좀비와 함께 닷떼 혼또와 크레이지♪
▲ 분명 케이온 맞습니다, 노랫소리 대신 총성이 들리지만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4위는 ‘레프트 4 데드 2’의 ‘케이온’ 모드입니다. 이 작품은 4명의 유저가 힘을 합쳐 좀비가 창궐한 도시에서 탈출한다는 내용인데, 여느 게임보다 동료를 볼 일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외형 변화 모드가 발전했습니다. 물론 거구의 흑인 ‘코치’, 정장을 말쑥히 차려 입은 ‘닉’ 등 본래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이 정도로는 마니아(?)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어딜 가나 굶주린 좀비가 덮쳐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적어도 미소녀와 함께 있길 바라는 게 과한 욕심은 아니겠죠. 다행히 ‘레프트 4 데드 2’에선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웬만한 미소녀는 전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케이온, 보컬로이드, 러스스타, 동방 프로젝트, 초차원게임 넵튠,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등… 미소녀가 4명 이상 등장하는 작품이라면 어김없이 이를 앞세운 모드가 존재하죠.
수많은 미소녀 중 누구를 선택하냐는 순전히 취향에 달렸지만, 완성도를 우선으로 한다면 ‘케이온’ 모드가 단연 뛰어납니다. 아마추어가 만든 것치고는 3D 모델링도 준수한 편이고,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속 귀여운 음성이 그대로 담겼죠. 맵 여기저기에 붙어있는 포스터도 애니메이션 이미지로 전부 교체됐습니다. 특히 ‘미드나잇라이더’ 콘서트장에서 로큰롤을 들으며 싸우는 장면에선 ‘케이온’ OST가 흘러나오죠. 샷건으로 좀비 머리를 날려버리며 듣는 “닷떼 혼또와 크레이지~”
▲ 이렇게까지 미소녀를 봐야겠어?라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물론입니다"
(영상출처: Dakotacs 유튜브)
3위. 아이언맨 모드(GTA 5), 아이 엠 트레버… 아니 아이언맨
▲ 아이언맨 슈트를 입는다고 선행을 한다고는 안 했습니다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3위는 ‘GTA 5’의 ‘아이언맨’ 모드입니다. ‘GTA’의 최대 강점은 현실적으로 구현된 오픈월드를 배경으로 온갖 일탈 행위를 즐길 수 있다는 거죠. 남의 물건을 마구 훔치거나 처음 보는 사람을 구타하고, 은행을 털고, 사람이 가득한 인도로 차를 내달리고… 음, 어쩌다 보니 전부 범죄군요. 그렇다면 흉악범이 아닌 영웅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이언맨’은 평범한 사람이 첨단 갑옷을 입고 초인으로 변한 영웅입니다. 이처럼 다분히 현실적인 설정이 ‘GTA’와 잘 어울리죠. 치트키로 온갖 무기를 꺼내 사용하거나 특수 차량을 몰고 다니는 것도 재미있지만, ‘아이언맨’이 되어 하늘을 가르는 것에 비할 순 없을 겁니다. 무엇보다 아직은 달리 제대로 된 ‘아이언맨’ 게임이 없잖아요. ‘GTA’를 통해서라도 직접 강철의 영웅이 되어보는 것이죠.
‘GTA’ 팬들의 ‘아이언맨’ 사랑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최초의 ‘아이언맨’ 모드는 2004년작 ‘GTA: 산 안드레아스’에서 나왔죠. 당시에는 말만 ‘아이언맨’이지 무슨 붉은 쫄쫄이에, 손에선 기관총이 나가고 하늘을 나는 모습도 어설프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4편을 지나 최신작 5편에 이르러선 완벽한 동작으로 비행과 착륙이 가능하고, 리펄서 건과 유니블래스트 빔 등 고유한 무장도 제대로 갖췄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강화판 ‘헐크버스터 아머’까지 만들어졌다니 이젠 정말 ‘아이언맨’ 게임이라 해도 손색이 없군요.
▲ 특유의 포즈와 무장까지 완벽 재현된 아이언맨! 아, 자비스가 없군요
(영상출처: GTA X Scripting 유튜브)
2위. 건담 사운드 모드(폴아웃 4), 띠리리링~ 나에게도 적이 보여!
▲ 통상의 3배 속도로 기동할 것 같은 T-45 파워아머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2위는 최근 출시된 ‘폴아웃 4’의 ‘건담’ 사운드 모드입니다. 정식 명칭은 ‘궁극의 로봇 음성(Ultimate Robot Sound)’으로, 파워아머 탑승 시 나오는 온갖 효과음을 전부 애니메이션 ‘건담’ 속 음향으로 교체해주죠. 글로는 설명하기 어려운데, 파워아머를 착용할 때 나는 즈큐웅- 부터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울려 퍼지는 둔중한 소리까지 그야말로 거대로봇에 탄 듯한 느낌을 제대로 전해줍니다.
파워아머의 무게감을 느끼기 힘들었던 원본 효과음과 달리, ‘건담’ 사운드 모드에선 소리 하나하나에서 강렬한 존재감이 뿜어져 나옵니다. 여기에 배경음악으로 ‘씩씩한 샤아’나 ‘붉은 혜성’과 같은 ‘건담’ OST를 깔아주면 몰입도가 배가 되죠. 무기는 반드시 플리즈마나 레이저 계통을 갖추고, 적을 발견할 때마다 직접 “거기냣!” “치잇,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의 파워아머는 괴물인가!” 등 명대사를 외쳐주면 됩니다. 적을 사살한 후에는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라고 해주세요.
아니나다를까 한 유저가 ‘건담’ 사운드 모드로 애니메이션을 재현한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T-45’ 파워아머가 자쿠를 닮은 것에 착안해 ‘샤아’ 전용으로 빨갛게 도색하고, 지온군 마크까지 새겨 넣었죠. 이 자쿠는 적들과 교전 도중에 “띠리리링~ 아아, 나에게도 적이 보여!”라거나 “역시 나의 라이벌이다”라는 둥 ‘샤아’의 대사를 내뱉습니다. 다만 이는 영상을 편집하며 별도로 삽입한 것으로, 실제 모드에선 지원되지 않는답니다.
▲ V.A.T.S. 가동 시 효과음이 압권입니다, 배경음악은 '씩씩한 샤아'
(영상출처: Vault Samurai 유튜브)
1위. 엘린 모드(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 귀엽고 깜찍하게 푸스 로 냥~
▲ 엘린과 함께라면 칙칙한 화이트런 회관조차 콘서트장이 됩니다 (사진출처: 영상갈무리)
대망의 1위는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의 ‘엘린’ 모드입니다. 국산 MMORPG ‘테라’의 존재의의… 아니 종족인 ‘엘린’을 ‘스카이림’에 등장시킨 신사적인(?) 작품이죠. 수염이 덥수룩하고 땀내나는 북방 전사들 사이에 동물 귀를 단 귀여운 소녀가 뛰어나는 모습이 압권인데, 놀랍게도 외국 유저가 만든 겁니다. ‘엘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모양이군요.
초창기 ‘엘린’ 모드는 캐릭터에 미리 만들어진 외형을 덧씌우는 방식이었습니다. 덕분에 유저가 원하는 데로 꾸며줄 수도 없는데다, 온갖 버그가 있어 그리 환영 받지 못했죠. 그러나 ‘엘린’을 포기할 수 없었던 수많은 신사들이 달라붙은 결과, 치명적인 문제들이 해결되고 적용 방식도 개선됐습니다. 이제는 하나의 종족으로 취급되어 게임 시작 시 선택할 수 있고, 고유한 능력까지 지녔습니다. 물론 갑옷이나 장신구도 모두 정상적으로 입을 수 있죠.
다만 특유의 작은 키가 몇 가지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다리가 짧아 남들은 다 넘어가는 장애물에 가로막히거나, 건널 수 있을 법한 거리에서 추락합니다. 시점이 낮아져 1인칭에선 상대의 가슴만 보이고, 3인칭에선 원거리 무기를 맞추기가 힘들죠. 이를 해결하려면 시점을 조정해주는 모드를 따로 깔아야 합니다. 물론 ‘엘린’만 될 수 있다면 뭘 못하겠습니까? 자, 모두 함께 푸스 로 냥~
▲ 드래곤들이 귀여워서 다들 '심쿵사'했다네요, 역시 최강의 드래곤본
(영상출처: Figmario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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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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