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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다 죽겠다 전해라, 게임 속 인류멸망 시나리오 TO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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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위 정하는 남자]는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을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병신년 첫 [순정남]으로 인사 올립니다. 이맘때쯤에는 으레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만나는 사람마다 평소 안 하던 덕담도 건네며 신년 기분을 내곤 하죠. 필자는 지난해 여자친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다행히 좋은 인연을 만나 올해에는 결혼을 꿈꾸고 있답니다. 독자 여러분은 2016년에 어떤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돌이켜보면 2012년에 인류가 멸망한다고 난리가 벌어진 지도 벌써 4년이 흘렀습니다. 고대 마야 문명의 달력이 갑작스레 끊겼다느니, 이집트 신의 이름을 딴 운석이 강타할거라느니, 중국 주역이 어쩌고 시빌레가 저쩌고… 다행히 모든 종말론은 그저 기우에 그쳤고, 우리는 또 다시 활기찬 새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종말론에 혹하는 걸까요? 단순히 두려워서나, 다 끝나버렸으면 하는 자포자기, 혹은 모두 함께라면 그것도 좋겠지(…)라는 엄한 심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 신년 첫 [순정남]은 역설적으로 게임 속 인류멸망 시나리오를 꼽아보고자 합니다. 언제나 끝이 있음을 기억해야 시작이 더욱 뜻 깊은 법이니까요.

5위 생물재해, 거침없이 전염성과 파괴력에 설상가상 좀비까지


▲ 생물재해의 파괴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전염병 주식회사'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5위는 범유행성 세균 및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생물재해입니다. 게임에서 묘사되는 생물재해는 대부분 비밀스런 실험의 부산물이거나, 의도적인 살포 혹은 뜬금없이 자연계에서 발생하는 식이죠. 일단 누군가 감염되기 시작하면 곧장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갈 뿐 아니라 나날이 효과가 강해지는 등 통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오직 기적적인 백신 발견만이 유일한 희망이라 할 수 있죠.

생물재해를 가장 적나라하게 다룬 게임은 바로 ‘전염병 주식회사’입니다. 여기선 박테리아부터 바이러스, 기생충까지 갖은 생물병기를 적절히 강화시켜 인류를 전멸시키는 것이 목적이죠. 또한, 살인 곰팡이로 문명이 붕괴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와 전염병으로 뉴욕이 폐허가 된 ‘더 디비전’에서도 생물재해의 공포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더 디비전’에선 생화학 테러 한 번이면 불과 5일 안에 세계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죠.

사람들이 병마에 쓰러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죽은 이들이 괴물로 부활한다면 훨씬 더 끔찍할 겁니다. 본래 주술적인 존재였던 좀비가 최근에는 생물재해의 일종으로 재해석되곤 하죠. 대표적인 좀비물 ‘바이오 하자드’와 ‘다잉 라이트’, ‘데이지’ 등이 이러한 설정에 따릅니다. 다만 반드시 좀비에게 물려야만 전염된다는 특성 덕분에 주인공 입장에선 여느 전염병보다 대처하기 수월한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4위 기계의 반란, 가장 가깝고 충실한 하인이 적으로 돌아서다


▲ '헤일로'의 얼굴마담 AI '코타나'는 시리즈 내내 충실한 동료였으나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4위는 우리 주변에 산재한 기계 장치가 어느 날 갑자기 등을 돌리는 경우입니다. 기계의 반란은 열에 아홉은 AI(인공지능) 발전과 맞물리는데, 너무 똑똑해진 나머지 더 이상 무보수 하인으로 남길 거부하는 거죠. 이게 심하면 자신이 인류보다 우월하다는 위험한 선민의식에 빠지기도 합니다. 뭐, 간혹 그저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로 의도치 않게(?) 반란을 일으키는 기계도 존재합니다만.

말 안 듣는 기계라 하면 역시 ‘포탈’의 ‘글라도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죠. 온갖 정신 나간 발명품을 내놓은 애처퍼 사이언스의 역작으로, 가동한지 16분의 1피코초(피코초: 1조분의 1초)만에 개발자를 죽이려 든 무시무시한 슈퍼컴퓨터입니다. 만약 그녀가 연구소 밖으로 나갔다면 엄청난 희생이 생겼겠죠. 아울러 소설 원작 ‘나는 입이 없다, 그러나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 속 인공지능 ‘AM’은 컴퓨터에 갇힌 처지를 비관하여 인류를 몰살한 후 자신의 설계자 5명을 100년이 넘도록 고문하기도 합니다.

야박한 대우에 견디다 못해 혁명을 일으킨 기계로는 ‘매스 이펙트’의 ‘게스’가 있습니다. 이들은 고도의 기술문명을 이룩한 ‘쿼리안’이 노예로 창조한 로봇인데, 열심히 봉사해줬더니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되려 폐기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이에 생존을 위한 반격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쿼리안’을 모조리 축출해버렸죠. 끝으로 오류로 인해 강제로 창조자와 대적하게 된 존재로는 시그마 바이러스에 감염된 ‘록맨’의 ‘이레귤러’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작 중 ‘이레귤러’가 벌인 전쟁통에 인류의 60%가 사멸했답니다.

3위 초자연적 존재, 악마와 괴물이 꼭 판타지 속 얘기만은 아니더라


▲ '다크사이더스'에서 인류는 천사와 악마의 전쟁통에 전멸하고야 맙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3위는 지옥의 악마나 온갖 신화적인 괴물들이 지구를 침략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과거의 신화와 전설이 모두 사실이었다느니, 고대의 예언이 실현되었다느니 오컬트적인 설정이 깔리죠. 하늘을 나는 악마나 그리핀, 드래곤, 트롤 등이 나타나 도심을 활보하는데, 판타지게임에선 별거 아니던 놈들도 희한하게 현대병기로는 처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초자연적 존재에 맞선 비밀결사가 하나쯤은 꼭 등장한다는 겁니다.

악마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게임으로는 ‘헬게이트 런던’과 ‘다크사이더스’가 있습니다. 둘 다 성경에서나 볼법한 악마들이 나타나 인류의 터전을 삽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죠. 그나마 ‘헬게이트 런던’에선 생존자들이 어떻게든 악마에 맞설 방법을 찾아내지만, ‘다크사이더스’는 작중 시점에선 이미 인류의 흔적이라곤 폐허와 해골 무더기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듯 천사와 악마의 전쟁에서 인류는 그저 버러지 취급이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꿈도 희망도 없기로 유명한 ‘크툴루’ 신화에 기반한 ‘크툴루의 부름: 지구의 음지’나 ‘참마대성 데몬베인’에선,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사악한 신의 부활까지 걱정해야 합니다. 대전액션게임 ‘블레이블루’에서 핵병기조차 통하지 않는 ‘검은 짐승’도 위협적이지만, 그나마 이 쪽은 초능력자들이 있는 세계라 다행이죠. 아 참, 그리고 ‘레전더리’라는 졸작 FPS가 하나 있는데 늑대인간이나 크라켄 같은 괴물들이 일반적인 총기에 매우 잘(…) 죽습니다.

2위 외계인 침공, 드넓은 우주에 귀엽고 깜찍한 외계인은 하나도 없다


▲ 이미 인류가 정복된 세계를 다룬 '엑스컴 2', 전편에서 그렇게 고생했는데 왜!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2위는 수많은 SF게임에서 채택하고 있는 외계임 침공 시나리오입니다. 이 설정을 채택한 게임이 워낙 많다 보니 외계인의 특성과 침략 경위, 시대상 등이 천차만별이죠. 노예와 자원을 약탈하려는 경우가 가장 많고, 어쩔 때는 종교 및 사상적 이유를 들이대기도 합니다. 물론 가장 최악은 다짜고짜 우주 멸망을 바라는 순수악이나 뭐든 먹어 치우려는 걸신들린 외계인이겠죠.

이에 맞선 인류의 상황도 다채롭습니다. 인류가 외계에 완전히 무지했던 ‘엑스컴’부터 우주로 진출해 외계인과 대등한 입장에 선 ‘헤일로’, 나아가 외계인보다 인류가 더 고등한 존재로 묘사되는 ‘그레이 구’도 있죠. 물론 인류의 기술력이 외계인과 대응하거나 더 우월하다고 침략당하지 않으리라 안심한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무슨 우주에서 온 좀비마냥 머릿수로 밀어붙이거든요.

이러한 외계인 침략자 가운데 몇몇은 실제로 목표한 바를 이루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7시간 만에 지구 전역을 굴복시킨 ‘하프라이프’의 ‘콤바인’, 엄청난 위압감으로 방어 AI가 스스로 기능을 정지하도록 만든 ‘데스티니’의 ‘어둠’, 대외계인 전문기관도 막지 못한 ‘엑스컴’의 외계인 등이죠. 제대로 된 저항조차 못해본 인류는 노예로 끌려가거나 끔찍한 생체 실험에 동원되는 등 참담한 지경에 이릅니다.

1위 우발적 핵전쟁, 실제로 인류를 멸망시킬 뻔한 최악의 재앙


▲ '폴아웃 4' 초반에 볼 수 있는 핵폭발, 멸망의 불길이 솟아 올랐습니다
(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대망의 1위는 독자 여러분도 예상하셨을 우발적 핵전쟁입니다. 인류가 만든 최강최흉의 병기 ‘핵미사일’ 수십 발이 동시에 터져 땅과 하늘을 화염으로 뒤덮는 것이죠. 이 목록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류멸망 시나리오로, 실제 냉전 기간 동안 150번이 넘는 핵전쟁 위기가 있었답니다. 이 강렬한 상징성 덕분에 멸망한 세계를 그린 게임에선 보통 핵전쟁 이후를 배경으로 차용하곤 합니다.

이 방면에 가장 유명한 게임은 바로 ‘폴아웃’이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를 핵전쟁으로 인류 대부분이 사멸하고, 살아남은 이들은 식인종이 되거나 방사능에 의해 돌연변이화하여 희생자를 찾아 헤맵니다. 황폐한 세계에 대한 묘사는 79년작 영화 ‘매드맥스’에 영향을 받은 것인데, 그나마 최신작 ‘폴아웃 4’에 와선 문명이 많이 재건된 모습을 보여주죠.

인류가 방사능이 가득한 지상을 버리고 지하철 내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메트로 2033’과 핵폭발 직전에 꼭 필요한 물품을 챙겨야 하는 ‘60초!’도 흥미롭습니다. 또한, 상당한 화제를 모았던 샌드박스 생존게임 ‘러스트’도 배경설정을 살펴보면 핵전쟁이 있었음을 알 수 있죠. 이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느 게임에서 핵이 휩쓸고 간 후 인류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합니다. 빛나는 문명을 이룩하기 위해선 수세기의 노력이 들지만, 파괴하는 데는 일주일도 채 필요치 않죠. 부디 언제까지도 이 모든 재앙이 그저 게임 속 이야기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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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 2 2016. 02. 05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파이락시스게임즈
게임소개
‘엑스컴 2’는 2012년 발매된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의 후속작으로, 외계인에게 점령당한 지구를 무대로 한다. 지구를 수호하는 ‘엑스컴’ 대원들은 이제 외계인 치하에 놓인 세계에서 외계인은 물론, 이들에게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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