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온라인 게임의 필수 조건인 레벨링! 카멜롯에서도 레벨링은 필수 조건중 하나이다. 이런 레벨링을 하기 위해서 찾아가는 장소들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던전!! 이번 회에서는 미드가드에 존재하는 던전들을 탐방해보았다(어디까지나 탐방이다. 정복이니 평정이니 하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 씽, 니세 레어에서 이름 날리다 지난 2주 동안 씽은 RL(Real Life: 현실생활)에 시달려서 카멜롯에 자주 접속할 수 없었다. 당연히 나의 동반자들에 비해 레벨이 확 떨어질 수밖에… 확실한 레벨링을 위해 청명한 밤하늘 위로 뜬 달만 바라보며 고민에 빠져있던 차에 이펙터님이 던전여행을 가보는 것은 어떠겠냐고 귀띔을 해주었다. 헉 던전! 던전이라 함은 모든 모험자들의 로망과 꿈 그리고 도전이 있는 그 장소가 아니더란 말이냐! 모험을 좋아하는 내가 이펙터님의 제안을 무심코 넘길 리가 없다. 난 곧 반지의 원정대(-_-;)를 만들기 위한 대단위 작업에 착수했다. 나의 인기를 고려해서 수십, 아니 수백명의 원정대가 모일 것이라 예상했건만 내 뒤에 줄을 선 사람은 달랑 3명뿐이었다. 이런… 나의 인덕이 이 정도 밖에 안됐다니 ㅠ_ㅠ 게이머 대부분은 이런 아기자기한 재미보다 레벨링과 지존이란 이름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현실이 서글펐다. 같이 모험을 하자는 말에 대부분 길드 사람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 좌절할 씽이 아니었다. 내 의견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다른 사람들을 약 올리기 위해서라도 원정대에 참가한 정의의 용사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 반지…가 아니라 던전 원정대의 멤버 소개표
---------------------------------------------------------------- 이렇게 천차만별인 구성원을 가지고 출발한 원정대는 첫 번째 탐방장소인 니세 레어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니세 레어란 미드가드의 대표적인(사실은 한개 뿐) 초보자 던전으로 포트 아틀라 근처 쪽에 있는 조그마한 섬에 위치해 있다. 니세 레어는 문자 그대로 니세라는 몹의 소굴이라는 뜻인데 탐방 중에 발견한 니세 레어의 보스이름은 '닛세'였다. -_-;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운영관계자가 있다면 수정을 부탁한다. 헉… 갑자기 내용이 삼천포로 빠졌지만 다시 본궤도로 돌아와서 니세 레어로 가는 길을 알아보도록 하자. |
니세레어를 처음 들어서면 노움형상을 한 빨간모자 꼬마들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특이하게 복싱을 하는 몹인데 아마 확장팩 패치 후에 나오는 세비지도 이런 식으로 싸울지 모르겠다. 어느 정도 레벨이 오른(근 3주째 제자리다) 나에게 이런 꼬마들은 견제의 대상도 되질 못했다. 자신만만하게 전에는 구경 못한 던전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입구 근처를 서성이다가 너무 약한 몹들에 흥미를 잃은 나는 이펙터님께 좀더 깊숙한 곳에 놀러가자고 말했다. 그러자 이펙터님은 '그럼 왕거미를 보러갈까요?' 하시더니 던전 깊숙이 혼자 들어가는게 아닌가? 발바닥에 땀나도록 이펙터님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던 중 던전 안이 하얗게 거미줄로 뒤덮인 곳에 도착했다. 늘 민둥민둥한 터널만 보다가 특이한 장면을 맞닥뜨리자 가슴은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무성한 거미줄 속을 뚫고 지나가니 폐광산 같은 풍경이 나오면서 저 멀리 커다란 하얀 거미가 보였다. 그 녀석을 찍어보니 레벨 23 정도에 블루 콘이었다. 그런데 이펙터님이 갑자기 파티를 풀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이펙터: 씽님 저거 무슨 콘이에요? 씽: 블루인데요. 이펙터: 오호. 씽님 혼자 잡아보세요. 전 옆에서 구경만 할게요 씽 : 컥. 그…그래도 보스인데… 비록 나보다 약한 블루콘 몹이었지만 그래도 보스니까 뭔가 비밀무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난 조심조심 거미를 유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너무나 쉽게 죽어버리는 거미를 바라보고 난 할말을 잃었다. '훗. 역시 난 위대해! 음홧홧'이라고 혼자 착각을 해버린 난 이펙터님을 무시하고 혼자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니세 레어의 보스인 '닛세'까지 때려잡을 줄 알았지만 난 이펙터님의 현란한 일대일 기술을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_-; 보스도 잡고 뚤레뚤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어느 이상한 넓은 홀에 뛰어든 난 순간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수십마리가 넘는 빨간 모자 몹들이 득실대고 있었던 것이다. 뒤를 돌아보니 이펙터님은 저 멀리 있는 상태에다 일제히 씽에게 달려드는 빨간모자들… 어쩔 수 있겠는가? 니세레어안에 '씽, 방금 툼테에게 죽었습니다'라는 멋진 메시지를 날릴 수 밖에… ㅠ_ㅠ 순간 쏟아지는 귓속말들
"헉 씽님 죽으셨네. 하하" "무슨 23레벨이 니세에서 죽어요?" "어디서 죽으셨어요? 가서 무덤 스크린샷으로 찍어야지" 너무 창피했다. 흑흑흑흑흑~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 순간 랑그님과 쇼님이 내가 죽은 장소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내가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부활(레즈)을 해줄 힐러를 찾는게 아니라 배 위에서 춤을 추는 엽기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씽: "아니 이 사람들이 사람이 죽었는데 부활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뭐하는 짓이에요?" 랑그: "씽님이 사람이에요? 코볼트지" 씽: "어 그런가? -_-a" 쇼: "우리 이거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닙시다“ 이펙터: "거 좋은 생각이네요!“ 랑그: "(한참을 생각하는 듯 하더니) 저한테 더 좋은 생각이 있어요. 잠시만요"
그들은 한참의 의논 끝에 갑자기 주머니에서 보따리를 꺼내 내 몸에 얹기 시작했다(일반 아이템을 땅에 버리면 보따리 모양으로 둔갑한다). 아…아니 이것이 그 유명한 시체유희중 하나로 불리우는 보따리 무덤작전?!!?! 적군에게 사용할 때 정신적인 데미지로 상대의 전의를 상실케한다던 그 기술?? 결국 내 몸뚱아리는 보따리에 묻혀 사라지고 말았다. -_-; 유치한 장난을 대충 끝낸 뒤 다음 단계인 일명 도시락 던전 ‘벤도(벤또가 아님) 캐번’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벤도 캐번은 어디에 있더라? |
벤도 캐번은 보통 레벨 15전후에 들어와 레벨 20~25까지 클 수 있는 장소다. 비교적 쉬운 상대인 곰, 뱀, 거미부터 시작해서 벤도 시리즈, 고블린 시리즈, 스벤도까지 다양한 레벨의 몹들이 서식하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 요즘은 벤드 캐번에서 서식(?) 중이다. 늘 레벨링을 하던 던전이라 입구부터 아주 친숙했다. 던전의 난이도가 올라간 덕분에 내 눈에 보이는 몹들은 최하 블루콘이었다. 니세에서의 그 방정맞던 내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이펙터님과 쇼님 꽁무니에 붙어 졸졸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쇼님이 던전 안쪽으로 쑥 들어가시더니 사라져버리는게 아닌가!? 든든한 50레벨 몸빵(?)을 잃어버린 원정대는 마치 간달프와 헤어진 반지원정대와 같은 꼴이 나기 시작했다. 간달프는 발록이랑 싸우다 사라졌으나 쇼님은 그냥 사라져버렸다는 점이 차이긴하지만…
벤도 던전의 보스인 스벤도를 보러가겠다는 초기의 계획을 잠시 접어두고 거미방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거미방은 벤도에 들어온 뒤 어느정도 수준이 된 후 레벨링을 하는 장소로 들어가는 길이 좀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한번 들어가면 광렙은 시간문제!! 이제 믿을 사람은 이펙터님 뿐이었다. 랑그님은 나보다 저렙이여서 짐이었다. -_-; 여하튼 이펙터님을 앞세우고 벤도 가드방을 정리한 후 거미방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또 한번의 배신자가 탄생할 줄이야~ 거미방에 들어가보니 이미 자리를 잡고 사냥을 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랑그님이 갑자기 '저도 그룹에 껴주세요~'를 외치며 과감히 원정대를 뛰쳐나가는게 아닌가? 순간 얼어붙어버린 우리 던전 원정대. 레벨업의 유혹에 못이겨 이런 중요한 순간에 배신을 하다니… 앞으로 랑그님의 앞길에는 러프님에게 받은 나의 저주로 가득차 버릴 것이다!! (거미방을 떠난후 곧바로 전멸하는 메시지를 기다렸지만 결국 듣지 못했다. -_-;) |
결국 배신자 랑그님을 버려두고 이펙터님과 함께 스벤도를 구경하러 갈 수밖에 없었다. 스벤도 방으로 가는 길은 무척이나 힘겨웠다. 방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몹들의 레벨이 이펙터님과 별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이펙터님의 다이렉트 데미지(디디) 한방에 쓰러져가던 몹들이 이제는 3~4방으로 죽지도 않았다. 데미지가 들어갈 턱이 없던 나도 이펙터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열심히 디디를 날리기 시작했다. 힘겹게 스벤도 방에 도착을 한순간 내 눈엔 새하얀 모습의 보스 ‘스벤도’가 나타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 레벨에 스벤도는 보라돌였다. 이펙터님도 도저히 저놈은 건드릴 수 없다는 판단이 섰는지 식은땀만 흘리며 서 있었다.
결국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난 단지 보스를 본 것만 해도 감개무량했다(열렙해서 꼭 저놈을 잡아봐야지~). 나오는 길에 고블린 방을 가보려 했지만 시간상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지나가던 죄없는 고블린 어드바이저만 한 녀석 사냥한 뒤 벤도캐번 원정의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미드가드에는 위의 두 던전외에도 커즈드 툼, 바룰브함, 스핀델할라 이렇게 3개의 던전이 더 있지만 입구에 들어가는 즉시 무덤을 세워버릴 나의 레벨을 고려할 때 도저히 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사람이 여럿이면 한번 가보려고 했지만 다들 떠나고 이펙터님과 나, 이렇게 달랑 2명만 남아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던전을 구석구석 뒤졌던 이번 원정을 통해 난 늘상 지겹게 방문하는 장소지만 ‘여행’에 의미를 둘 때 새로운 재미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저렙 때 날 그렇게 괴롭혔던 녀석들도 유치한 땅꼬마가 되어 있고, 복수도 하고 레벨도 올리고 누이좋고 매부… 아무튼(-_-;)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보람찬 하루였다. 혹시 50레벨만을 달기 위해 게임을 하고 계시는 분은 없는지? 갖가지 재미거리가 가득한 카멜롯의 또 다른 재미를 ‘던전원정’에서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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