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렛트 '9 -nine-' (사진출처: 파렛트 공식 웹페이지)
가끔 엉뚱하게도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해보곤 합니다. ‘마음을 읽는 능력’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편리하겠지만, 듣고 싶지 않은 말까지 듣게 된다는 것은 인간관계에 곤란을 겪을 것 같군요. ‘시간 이동’은 어떨까요? 과거의 나에게 가서 “0회차 로또 당첨 번호는 00이야!”라고 알려주고 오는 거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걸 꼽는다면 ‘순간이동’이 있겠네요. 출퇴근하는데 편할 것 같습니다.
‘초능력’이라는 것은 뚜렷한 현실성은 없어도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상상만으로도 무료를 달랠 수 있는 좋은 소재죠. 그런 초능력을 소재로 한 미소녀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파렛트가 제작한 ‘9 –nine-(이하 나인)’이라는 작품입니다.
▲ 초능력배틀 '나인' (사진: 필자 촬영)
12년 차 잔뼈 굵은 베테랑 개발사, 파렛트
‘나인’을 보다 잘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제작사인 파렛트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6년 ‘만약 내일이 맑다면’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해, 올해로 벌써 12년 차에 접어드는 잔뼈 굵은 베테랑 미소녀 게임 제작사죠. 간략하게 평가하자면, 크게 성공한 작품은 없으나 항상 일정 수준은 보장해왔기에 믿을 수 있는 회사라고 할까요.
또 파렛트가 제작한 미소녀 게임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잔잔한 학교•일상•연애를 주제로 한다는 점이죠. 대표작으로는 위에 언급했던 ‘만약 내일이 맑다면’ 외에도 ‘사쿠라슈트랏세’, ‘마시로이로 심포니’가 있습니다. 사실 ‘초능력’을 주제로 한 게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파렛트 미소녀 게임을 소개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항상 변함없던 행보를 보이던 파렛트가 최근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나인’이죠.
▲ 일상을 사랑했던 파렛트의 새로운 도전 '나인' (사진: 필자 촬영)
파렛트식 전개와 달리하는 ‘초능력 배틀’ 미소녀 게임
‘나인’은 2017년 4월 발매된 파렛트 14번째 작품으로, ‘초능력’을 주제로 합니다. 이때까지 학원•일상•연애 이야기를 다뤄왔던 파렛트로서는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게임은 ‘시로미츠카와’라는 가상의 ‘학원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초능력배틀을 다룹니다. 그곳에서 평범하고 무뚝뚝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던 ‘니이미 카케루’라는 소년이 주인공으로, 모종의 사건으로 도시에 초능력이 퍼지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사진: 필자 촬영)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초능력 사건들이 발생하고, 미소녀 게임답게 역경을 헤쳐나가며 애정을 키우는 주인공과 미소녀들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작품 분위기는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자신의 본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이상한 봉제 인형을 만나서 휘둘린다거나, 만연하는 초능력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등 고생하는 내용이 많죠. 이런 것을 보면 ‘초능력’을 얻는다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중엔 ‘타인의 소유물을 빼앗는 능력’, ‘존재감을 지우는 능력’, ‘타인에게 사랑받는 능력’ 등 듣기에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능력들부터 ‘석화 능력’ 등 사용에 따라 위험한 능력도 등장합니다. 이런 능력들이 일상 생활에 녹아 들면서도 전투가 벌어지면 어떻게든 쓰인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입니다.
▲ 초능력을 사용할 때 애니메이션 묘사가 일품이다 (사진: 필자 촬영)
‘초능력’만큼 흥미로운 게임 구조
내용만큼 흥미로운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게임 구조입니다. ‘나인’은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고, 주인공과 엮이는 네 명의 미소녀가 각자 한 에피소드를 맡는 구조인데, 특이하게도 에피소드 별로 각각 발매했습니다. 2017년 4월 발매된 ‘나인 미야코편’과 2018년 4월 발매된 ‘나인 소라편’을 제외하면 앞으로 두 편이 남은 셈입니다. 이를 통해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다음 나올 이야기가 기대되는 단편적 전개를 보여줍니다. 플레이 타임은 한 편당 3~5시간 정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네 가지 에피소드가 모여서 비로소 ‘나인’이 완성된다는 느낌이 아니라, 본래 하나의 에피소드인 ‘나인’을 굳이 네 조각으로 쪼개서 만든 느낌이라고 할까요. 보통 시리즈로 기획된 작품이라면 각 편마다 에피소드를 가지고, 그 에피소드가 모여서 한 작품을 이뤄가지만, ‘나인’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굳이 네 개로 잘게 썰어놨다는 느낌입니다. 때문에 한 작품을 완주해도 만족감보다는, 다음 이야기를 요구하는 갈증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 1년 간격을 두고 발매됐던 '나인' (사진출처: 파렛트 공식 웹페이지)
아직 두 발 남았다.. 결말이 기대된다
일상과 멀어진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서운 일입니다. ‘나인’이란 작품만 봐도 ‘초능력’이란 재미있는 것을 얻었지만, 그로 인해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일상이 지겨울 수록 ‘나인’같이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고도 일상과 먼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미소녀 게임이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초능력배틀 미소녀 게임을 즐겨보고 싶으신 분들에겐 ‘나인’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갈증을 남기는 다소 부족한 연출이 눈에 띄지만, 우리에겐 아직 나오지 않은 3편과 4편이 있으니까요. 남은 2번의 기회를 통해 파렛트가 보여준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지, 아니면 무리수였다는 평가를 받게 될 지 함께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 미소녀와 초능력이 결합된 비현실 콜라보 '나인'을 즐겨보자 (사진: 필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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