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리니지 M'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잘 키운 IP가 열 게임 부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IP’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리니지’ 하나로 모바일에서 두각을 드러낸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인 예다. 즉, 게임 하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작이 등장하며 ‘리니지’의 인지도와 관련 매출이 동시에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파괴력 있는 IP를 갖고도 ‘2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임사가 있다. 강력한 ‘자체 IP’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참패를 면치 못하는 넥슨이다. 2011년에 동시 접속자 62만 명을 찍었던 ‘메이플스토리’, 넥슨의 중국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던전앤파이터’, ‘오버워치’ 등장 전 온라인 FPS 선두로 손꼽혔던 ‘서든어택’이다.
창립 초기에 캐주얼게임과 ‘바람의나라’로 대표되는 고전 RPG로 시장에 발을 들인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필두로 M&A를 통해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까지 확보하며 ‘IP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현재는 자체 IP의 힘이 많이 빠진 상황이다.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이라는 매력적인 IP를 손에 쥐고 있음에도 2화, 3화로 이어지는 성공 신화를 쓰지 못했다. 후속작은 물론 모바일에서도 ‘자체 IP’로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임은 ‘서든어택’이다. 출시 직전만 해도 ‘서든어택’의 이름값을 등에 업고 대박을 칠 것이라 예상됐던 ‘서든어택 2’는 넥슨 사상 최악의 참패로 기록됐다. 총 4년 간, 300억 원을 들여 만든 ‘서든어택 2’가 출시 3개월 만에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여기에 ‘메이플스토리’ 후속작 ‘메이플스토리 2’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진행된 사전 캐릭터 생성을 통해 유저 40만 명을 끌어 모을 정도로 기대가 높았으나 조악한 완성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빠르게 화력이 감소한 것이다.


▲ '서든어택 2'(상)과 '메이플스토리 2'(하)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서든어택’과 ‘메이플스토리’에는 뼈 아픈 공통점이 있다. 모바일에서도 참패를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서든어택’은 지난 2014년에 모바일 슈팅 ‘서든어택 M’으로,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포켓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 M’ 등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넥슨의 ‘2의 저주’는 모바일까지 따라붙었다. 우선 ‘서든어택 M’의 경우 출시 10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이어서 ‘메이플스토리 M’ 역시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9위를 잠깐 찍었으나 현재는 71위에 자리한 상황이다. 출시 3년이 지난 ‘모두의 마블’이나 ‘세븐나이츠’ 등이 매출 TOP10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전성기가 너무나 짧았다.
이러한 흐름은 넥슨의 또 다른 간판 IP ‘던전앤파이터’에도 이어졌다. 올해 1월 13일에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혼’은 네오플이 직접 만든 3D ‘던파’라는 색다른 방향을 내세웠으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출시 직후 ‘던전앤파이터: 혼’은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으며 현재는 145위에 자리하고 있다. 같은 날에 출시된 네시삼십삼분의 ‘삼국블레이드’가 출시 1주일 만에 구글 게임 매출 5위를 찍고, 현재도 9위를 지키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 '던전앤파이터: 혼'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자체 IP 연속 실패에 외산 게임 수입 나선 넥슨
작년부터 넥슨은 ‘IP’를 모바일게임 사업 핵심으로 삼았다. 그러나 어디 내놔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인지도와 팬들을 보유한 ‘자기 자식’으로는 괄목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메이플스토리’와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는 모두 10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 온라인게임’임에도 후속작과 모바일에서 덩치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말았다.
여기에 넥슨은 유명한 ‘외국 IP’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3위에 올라 있는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코에이테크모의 대표작 ‘진 삼국무쌍’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넥슨의 외국 IP 쇼핑은 어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국지조조전’, ‘파이널 판타지 11’, ‘레고’까지 해외 용병 라인업이 화려하다. 여기에 온라인에서도 ‘니드포스피드’, ‘타이탄폴’까지 온라인에도 해외 IP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넥슨이 작년에 강조했던 ‘IP 파워’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잘 만든 ‘IP’는 다양한 성공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에서 잘 나가는 IP로 자리잡은 '미르의 전설 2'와 '뮤', '열혈강호'는 국내는 물론 중국 현지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여기에 게임은 아니지만 본래 무료 이모티콘에서 시작된 '카카오프렌즈' IP는 현재 모바일에서 흥행보증수표로 통하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카카오는 '카카오프렌즈' IP 게임을 모바일게임 사업에서 중요 과제로 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성공은 IP 홀더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 당장의 로열티 수익은 물론 ‘시장에서 이 IP는 먹힌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기 때문이다. 즉, 한 번의 성공이 또 다른 신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넥슨의 행보는 정반대다.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와 같이 몇 년 간 회사를 책임져온 자체 IP로 수많은 시도를 했으나 실패가 반복됐다. 원작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등장한 후속작과 모바일 신작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기록했다. 더욱 더 걱정되는 것은 ‘실패의 연속’이 원작의 IP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실패가 중첩되며 '메이플스토리'나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가 게임이 아닌 IP로서 가지는 파워는 점점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르의 전설 2' 공동 저작권을 보유한 액토즈소프트의 함정훈 이사는 작년에 게임메카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미르의 전설의 가치는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 2’만이 아니라, 샨다가 만든 ‘열혈전기’와 ‘사북전기’가 성공해 창출한 것이다. 다음 작품이 혹평을 받는다면 언제든 ‘미르의 전설’을 향한 시장의 관심이 식어버릴 수도 있다"라며 IP 사업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기 게임이라도 이를 활용한 게임의 실패가 이어지면 원작이 가진 IP 가치도 같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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